필리핀에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지 45년을 맞은 21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현 대통령의 독재를 경계하고 마약용의자 초법적 처형에 반대하 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에서는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는 마르코 스 전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 사진을 불태 우며 독재와 철권통치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작년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비난하며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야당 소속의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은 성명 을 통해 "필리핀 국민이 우리 역사의 어두운 시대를 다시 겪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을 '시위의 날'로 선 언하며 메트로 마닐라에 있는 정부 기관들의 문을 닫고 학교는 휴업 조치했다. 마닐라 일부 지역에서는 친두테르테 집회도 개최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시위 때 좌파세력 이 총을 쏘며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면 계엄령 을 선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대체로 평화 롭게 진행됐다고 CNN 필리핀이 경찰을 인용 해 보도했다. 마르코스는 1965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장 기 집권을 위해 1972년 계엄령을 선포했다. 마르코스는 1986년 '피플파워'(민중의 힘) 혁 명으로 사퇴하고 하와이로 망명해 1989년 72세를 일기로 숨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11월 마르코스 시 신을 고향 마을에서 국립 '영웅묘지'로 이장 하는 것을 허용한 데 이어 최근 마르코스 일 가의 자발적 부정축재 재산 반납을 위해 과거 불법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방안을 제시 해 인권단체와 야권의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