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 가르침과 관련된 표현 한 가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길동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사실을, "길동 선생에게 사사 받았다."라고 표현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올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사사(師事)"의 본뜻은 '가르침'이나 교 육이 아니라, '○○를 스승으로 모심'입니다. 어느 분을 스승으로 모신다는 것은 결국 그 분의 가르침을 받게 되는 것이지만, "사사" 자체가 '가르침'이나 '교육'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러니 앞의 경우에 "사 사 받았다"고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길동 선생을 사사했다."고 하는 것이 바릅 니다. 이는 길동 선생을 스승으로 모셨다는 말인데, 결과적으로는 홍 길동 선생으로부 터 가르침을 받았다는 뜻이 되는 것이지요. 똑같은 사실을 "길동 선생에게 사사했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표 현입니다. 수저 "젓가락"과 "숟가락"을 잘못 표기하는 일 이 많습니다. 기능까지 비슷한데, 받침은 왜 ㅅ과 ㄷ으로 다르게 표기할까요? "젓가락"의 ㅅ은 이른바 사이 ㅅ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 낱말은 "저"와 "가락"이 합 성된 것인데, 그 결과 "저-가락"이 [저까락] 으로 발음되므로 이런 사실을 나타내기 위 하여 애초에 없던 ㅅ을 덧붙인 것입니다. 여 기서의 "저"(箸)는 한자 낱말입니다. "숟가락"은 "술"과 "가락"이 합성된 낱말 입니다. 이것을 함경도에서는 [술까락]으로 발음하고 "술가락"으로 표기합니다마는, 서울을 비롯하여 다른 지방에서는 [숟까락]이 라고 발음합니다. 이 [숟까락]을 어떻게 표 기하느냐가 문제인데, 현행 한글 맞춤법에 서는 "숟가락"으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 습니다. 여기서의 [까]는, "술"의 [ㄹ]가 먼 저 [ㄷ]로 바뀌고, 그것이 다시 [가]에 영향 을 미친 결과로 보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 면 [숟까락]과 [저까락]의 [까]는 그 뿌리 와 변동 과정이 다르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러한 처리는 "*설-달→섣달, *반질-고리→ 반짇고리, *풀-소→푿소, *사흘-날→사흗 날, *이틀-날→이튿날" 들에서 보는 것과 같습니다. -한글학회 제공 수저와 식사의 사전적 정의 우리말 사전에서 ‘수저’를 “1. ‘숟가락’의 높임말.” 또는 “2. 숟가락과 젓가락.”이라고 정의한다. 물론 어른이 드시는 밥을 ‘진지’ 라고 하고, 남의 집을 ‘댁’이라고 높여 말하 기도 하지만 ‘수저’가 ‘숟가락의 높임말.’이라 는 말은 이삼백 년 전에도 그렇게 말했는지 의문이 간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숟가락을 높여 불러야할지도 분간이 안 된 다. 수저의 한자식 말은 ‘시저(匙箸/숫가락 젓가락)’이다. 그런데 어떻게 두 가지를 이르 는 ‘수저’가 ‘숟갈’ 하나의 높임말이 되느냐 는 물음이다. 그리고 ‘식사(食事)’도 “음식을 먹음. 또 는 그 음식”이라고 사전들은 정의하고 있는 데 ‘음식 먹는 행위(食事)’가 어떻게 ‘음식’이 될 수 있는지, 혹시 잘못이지만 다수의 언어 습관을 따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 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