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지난 2010년 8월 마닐라에서 발생한 홍콩인 인질 피살사건과 관련한 정 부 차원의 공식 사과 문제를 놓고 내분사태 에 휘말리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5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앨 프랜시스 비 차라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공식 발효된 홍콩의 1단계 제재조치와 관련한 기자회견 에서 정부가 나서 공개 사과를 검토해야 한 다며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을 압박했다. 비차라 위원장은 홍콩이 필리핀 인력 도 입 동결 등 추가 제재에 나서는 사태를 막으 려면 정부가 공개 사과를 적극 고려해야 한 다며 "대다수 국민을 위해 결정을 내려달라" 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홍콩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 간 관용여권 소지자의 비자면제 중단조치에 이어 필리핀 관광 중단과 인력도입 중단 등 추가적인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렌스 바가오 의원도 "홍콩에 진출한 필 리핀 근로자들의 안전과 복지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공식 사과의 필요성 을 강조했다. 홍콩에는 현재 약 10만명의 필 리핀 근로자들이 진출해 있다. 바가오 의원은 특히 전직 경찰이 총기를 들고 관광버스에 올라 홍콩 관광객을 붙들 고 인질극을 벌이는 와중에서 16명이 사살 또는 부상한 당시 참사에 대해 홍콩 측이 정부와 민간을 굳이 구분하지 않을 것이라 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공개 사과에 반대하 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구스 탐분팅 하원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 홍콩 정부에 공개 사과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공개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홍콩 측의 이번 제재조치는 과도하다고 비 판했다. 탐분팅 의원은 아울러 홍콩의 현행 대응 방식으로는 당시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아키노 대통령 은 심신이 박약한 한 전직 경찰관의 개인 범 행을 정부가 나서 사과하면 해당 사건이 자 칫 국가 차원의 책임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공식 사과에 난색을 표명한 상태다. 필리핀 외교부도 홍콩인 관광객 유족들에 대한 배상을 확대할 의사는 있지만 공식 사 과 요구를 검토할 용의는 없다며 기존의 입 장을 재확인했다. 홍콩 정부는 최근 필리핀 측이 홍콩인 인 질 피살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 등 적절한 조 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5일부터 필리핀 관용 여권 소지자에 대한 비자면제 조치를 중단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홍콩인 인질사건의 피해자들과 유족은 필 리핀 정부에 공식 사과와 유족•부상자들에 대한 배상, 관련 책임자 처벌, 관광객 신변 보호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