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필리핀 재무장관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 크로드) 사업과 관련해 논란이 되는 ' 채무함정'을 반드시 피하겠다고 다짐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SCMP)에 따르면 카를로스 도밍게스 필리핀 재무장관은 전날 왕이(王毅) 중 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 과 회담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밍게스 장관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 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우리는 중국, 일본, 미국 등 어떠한 대 출자와 관련해서도 절대 '채무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으로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은 상대국에 대규모 인프라 투자 와 차관, 경제협력 등을 약속하면서 일 대일로 프로젝트 동참을 요청하고 있 다.하지만 이로 인해 일대일로 참여국 의 주권이 침해되고, 중국에서 빌린 대 규모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전략적 자 산이 중국에 넘어가는 '채무함정'에 빠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밍게스 장관은 "필리핀은 1970년대 부채 위기로부터 교훈을 얻었다"며 "모 든 프로젝트는 엄격한 심사를 거친 후 정부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우리는 경제적 과실을 얻을 수 있는 정 책에만 자금을 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 금의 20%가량을 직접 조달하며, 나머 지 자금도 매우 좋은 조건으로 빌린다" 며 "필리핀의 외채는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총부채의 4분의 1에도 못 미 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의 국내총생 산(GDP) 대비 총부채는 41.5% 수준으 로, 2016년 42%보다 다소 개선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야심 찬 인프라 투자 정책인 '빌드, 빌 드, 빌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중국, 일본 등도 참여하고 있 다.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2022년경 필 리핀이 중국에서 빌린 부채는 총부채 의 4.5%를 차지할 전망이며, 일본에서 빌린 부채는 9.5%를 차지할 것으로 보 인다. 기자회견에서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우리는 지난 세기에 서구 시장에 의존한 채 서구 열강에 휘둘려 야 했다"며 "중국은 이와 달리 다른 나 라와 동반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고 말했다. 필리핀 대표단은 다음 달 베이징에서 열리는 일대일로 포럼에 두테르테 대통 령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