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이공계 대학원 학생 10명 가운데 8명이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제도가 폐지되 면 국내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24일 KAIST(한국과학기술원) 창의학습관 에서 열린 '전문연구요원 폐지방침 긴급토론 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소영 KAIST 과학기술 정책대학원장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보고서 에 따르면 주요 이공계 대학원생들의 80%가 병역특례가 폐지될 경우 해외 유학이나 취업 을 택하겠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이공계 병역특례는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 구요원으로 나뉜다. 자격증이나 학위를 가진 이공계 인력이 중소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근 무하면 병역 이행으로 인정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2011년 서울대와 KAIST, 연세대 이공계 대학원생 150명을 대 상으로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폐지될 경우 대 안을 묻는 설문을 진행한 결과, 서울대 43.3%, KAIST 41.4%, 연세대 40.4%의 학생들이 '해 외 유학을 가겠다'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취업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38%(서울대), 37.9%(KAIST), 42.6%(연세대) 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원 박사과정에 진학하겠다는 비 율은 17∼20.7%에 그쳤다. 2011년 기준 서울대•KAIST•연세대•포스 텍•한양대•고려대 등 6개 대학 학생들의 진학 률을 살펴보면 KAIST의 국내 대학원 진학률 은 38.3%로 가장 높았으며 포스텍(26.5%), 서 울대(16.5%), 고려대(15.5%)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 6개 대학의 평균 국내 대학원 진학률 은 17.6%였으며, 평균 해외 대학원 진학률은 0.9%였다. 또 석박사 진학 시 병역특례를 고려했느냐 는 질문에 대학 전문연구요원 500명 가운데 95.2%가 '그렇다'고 답했다. KAIST 박사과정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 무했던 한 학생은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에서 5년간 근무해 군복무를 마쳤다"면서 "만 약 군대를 갔다면 이후 개발한 우리별 3호, 그 를 바탕으로 개발한 과학위성 시리즈, 위성수 출업체 쎄트렉아이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 했다. 정치인들도 국방부의 일방적인 병역특례 폐 지 발표에 대해 연달아 질타했다. 토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 이번 병역특례 폐지 방침은 군의 이해관계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라면서 "연구자들은 과학기술 관련 재능으로 국가에 기여하는 것 이 맞다"고 말했다. 같은 당 문미옥 의원도 "국방부는 인사적체 로 인한 '별들의 전쟁' 때문에 병역특례를 없애 겠다고 나선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이공계 양 성에 힘쓰겠다고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을 이해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전문연구요원 폐지에 타당성이 있다 는 의견도 제기됐다.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전략기획실장 은 "그동안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의 '묻지마식 투자'에 과학기술 연구자들이 답한 것이 무엇 이었는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과학기술 의 국가 기여도를 입증하지 못하면 전문연구 요원 제도는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라고 일침 했다. 한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도 "유독 왜 이공계에만 이런 혜택이 있어야 하는지 모 르겠다"면서 "문화예술계도 국가 발전에 이바 지하는 만큼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