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삶의 터전이자 농촌의 구심점인 작은 학교들이 사라지고 있다. 15일 연합뉴스가 올해 3월 현재 전국 시도 교육청의 폐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소규모 학 교 통폐합 정책이 도입된 1982년부터 문을 닫 은 전국의 초•중•고교는 3천725개교로 잠정 집계됐다. 33년 동안 한 해 평균 113교씩 전국에서 사라진 셈이다. 시도 별로는 전남이 802교로 가장 많고 경 북 723교, 경남 556교, 강원 446교, 전북 327 교, 충남 253교, 충북 235교, 경기 171교 등 주로 농촌 지역에서 폐교가 많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대도시에서 문을 닫은 학교 수는 서울 1교, 부산 32교, 대구 29교, 울산 25교 등에 그쳤다. 학생과 교직원이 떠나버린 학교는 매각이 나 임대 등으로 처분됐다. 교육부가 2015년 6월 30일 현재로 집계 한 전국의 폐교재산 현황을 살펴보면 폐교 중 62.7%(2천276교)가 매각됐다. 임대하거나 시도교육청이 자체적으로 활용 중인 폐교는 26%(945교)에 그쳤다.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 는 폐교도 11.2%(406교)나 된다. 시도교육청은 지역 공동체의 중심인 학교 가 문을 닫는 최악의 사태를 막고자 대책 마 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폐교가 지역의 공동화를 부 추기는 만큼 경제논리만으로 폐교할 수 없다 는 김승환 교육감의 방침에 따라 2012년부터 는 폐교하지 않고 있다. 강원교육청은 교육부가 60명 이하의 학교 를 통폐합 대상으로 제시해도 자체 통폐합 기 준을 학생 수 15명 이하인 본교와 5명 이하인 분교로 낮춰 적용하고 있다. 이 기준에 들어가는 학교가 도내에 50개교 가 되지만 주민이 원하지 않으면 강제 통폐합 시키지 않는다. 강원교육청은 농촌 지역 소규모 학교를 살 리기 위한 올해 하반기 '강원농산어촌교육 희 망재단'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경북교육청은 통폐합 기준을 '초•중•고 15 명 이하, 분교 10명 이하'로 잡고 있다. 이 기준에 들어맞더라도 전체 학부모 3분 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학교를 통폐합할 수 있 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학생 수 60명 이하인 농어촌 초• 중학교를 대상으로는 학생 수 감소를 막고자 '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교육청은 학생 수 20명 이하 학교를 통 폐합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통학여건이 어려운 학교, 학생 수 증가가 예상되는 학교, 도서•벽지•접적 지역 학교 등은 통폐합 대상 에서 제외했다. 충북교육청도 농촌 공동화 현상이 우려돼 인위적으로 소규모 학교 통폐합시키지 않고 있다. 제주교육청은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 학생 이 한 명도 없어서 학교 문은 닫았지만, 폐교 가 아닌 휴교 조치를 했다. 내년에 입학할 학생이 있으면 다시 문을 열 기 위해서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자체 노력에도 교육부 가 지난해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의 하나 로 소규모 통폐합 기준을 확대하면서 폐교는 앞으로 속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기준안에 따르면 60명 이하 면 지역 초 등학교, 120명 이하 읍 지역 초등학교(중등은 180명), 240명 이하 도시 지역 초등학교(중등 은 300명)가 통폐합 대상이다. 지금까지 통폐 합 권고 기준은 읍면 및 도서벽지 60명 이하, 도시 지역 200명 이하였다. 각 시도교육청이 지난해 학교 통계를 토대 로 이 기준을 적용해본 결과 전국 17개 시도 의 2천747교가 사라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어든다 고 학교를 통폐합하고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학교를 경제 구조조정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라며 "학교는 아이들 삶의 터전이고 지역의 문화적 거점인 만큼 무조건 통폐합할 수 없다" 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