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시행 앞두고 결정…"사실상 철회" vs "일단 불끄자…선거용"
호주 정부가 워킹홀리데이프로그램 참가자(워홀러)들을 상대 로 한 과도한 세금 부과 문제를 놓고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켈리 오드와이어 소기업장관 및 재무 차관은 17일 워홀러에 대한 세금 부과를 최소 내년 1월 1일까지 연기할 계획이라며 올 해 10월 혹은 11월까지 이 문제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애초 호주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워홀러를 상대로 한 새로운 세 제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워홀러들은 지금까지 는 연 소득 중 1만8천200 호주달러(1천600만원)까지는 비과세였 으나, 앞으로는 1 호주달러(870원)의 소득부터 32.5%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통상 워홀러가 과일따기 등 힘든 일을 하면서 평균 적으로 연간 1만5천 호주달러(1천300만원)을 버는 점을 감안하 면 '세금 폭탄'이라고 할만한 수준이다. 오드와이어 장관은 "이번 사안이 워킹홀리데이 참가자 문제뿐 만 아니라 농업 분야 및 농촌 지역사회 문제와 함께 광범위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워홀러에 대한 과 세 계획을 처음 발표한 뒤 농업과 관광 등 업계와 일부 여당 의원 의 반발이 거세자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원자재값 폭락 등으로 재정적자가 쌓여 한푼이라도 세수를 확 보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3년간 5억4천만 호주달러(4천700억원) 의 수입은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는 7월 2일 총선을 앞두고 야당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농업과 관광업계의 강한 반발, 농촌을 지역구로 둔 여당 후보들의 반대를 무시할 수도 없는 상 황이다. 정부는 특히 지난 3월 관계부처 간 재검토를 이유로 철 회 가능성을 예고했으나 재정 총책인 스콧 모리슨 재무장관의 강한 반대로 기존 계획을 유지하는 것으로 끝나 관계 당사자들 의 불만만 키워 놓았다.결국, 정부는 시행을 약 45일 앞두고 잠정 연기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논란은 이어지게 됐다.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 여당 의원은 사실상 도입 계획을 폐기 한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 반면 야당 쪽에서는 선거 국면에서 일 단 불을 끄자며 계획을 잠시 보류한 것이라는 의견을 드러냈다. 워홀러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농업과 관광 등의 업계 는 이번 세금 부과가 워홀러를 경쟁국으로 가게 해 노동력 부족 을 심화하고, 급료를 현금으로 직접 주는 캐시잡(cash job)만을 늘리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