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이벤트 벗어나 논의 결과 정책에 반영해야”
해마다 열리는 세계한인회장대회는 각국의 한인회장과 임원 300여 명이 모국에 모여 한 인사회 현안과 동포 네트워크 활성화 방안 등 을 논의하는 가장 비중 있는 재외동포 행사로 꼽힌다. 재외동포재단 주관으로 2000년에 시작된 이 대회는 각국에서 온 한인사회 대표들이 서 로 교류하고 모국 정부와 대화하는 소중한 자 리지만 규모와 위상에 비해 내실이 부족하다 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각 지역 한인회 대표들은 연합뉴스가 새해 를 맞아 한인사회 현안과 정부를 향한 제언을 듣기 위해 29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안 토 론이 형식에 치우쳐 있고 지속성이 없다"며 " 실질적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 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순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초청 을 하니까 참석은 하는데 뭔가 딱히 할 일이 없어 낭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아쉬움 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말고 한인회장들이 주요 사안을 놓고 토의하고 그 결과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능동적인 대회 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여 년간 다양한 한인단체에서 활동해온 고창원 독일 뒤셀도르프 한인회 회장은 "새롭 게 도출되는 내용 없이 매년 같은 내용이 반 복돼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면서 "사정이 어려운 한인회가 많은데 한인회장들이 고가 의 호텔에서 숙식하는 돈으로 차라리 한인사 회를 돕는 일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꼬집기도 했다. 홍일송 미국 버지니아 한인회 회장은 "한인 회장대회는 한국의 정책결정자들을 직접 만 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면서 도 "대회의 안건이 한인회장들이 아닌 주최 측 판단에 의해 인위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실제 필요로 하는 토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측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기보다는 일회 성 이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한인사회의 주인인 재외동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도 제시됐다. 이경종 러시아•CIS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행사 기간 포럼이나 학술대회를 열어 세계 각 국의 한인 대표들이 공감대를 넓혀나갈 기회 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동우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첨단 기술공장, 판문점, 천안함 전시관 등을 견학 하는 일정을 제안했다. 황찬식 재중국한국인회 회장은 중국 한인 사회가 동포(조선족)과 재외국민으로 이원화 돼 있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지역별 대표자 행사로 대체해 각국에서 자율적으로 행사를 열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좋을 것 같 다"는 의견을 내놨다. 2014년 세계한인회장대회의 공동의장을 맡은 임도재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 회 장은 "올해 대회에서는 해마다 정부에 건의했 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재외동포청' 신설 문제를 직접적으로 논의해보려 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한인사회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 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