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최고 권위의 미인대회인 '푸트 리 인도네시아 2019'의 우승자가 미모의 비결 중 하나로 '한국산 마스크팩'을 꼽아 눈길을 끈다. 12일 CNN인도네시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 면 지난 8일 열린 푸트리 인도네시아 2019 결 선에서 우승한 프레데리카 알렉시스 컬(20)은 11일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을 면담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프레데리카는 피부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 로 팩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산 시트 마스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 나다. 예컨대 오전에는 한국 시트 마스크를 하고, 오후에는 각질 제거용 마스크팩을 다시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마스크팩을 열심히 하는 것과 자극이 없는 클렌저를 쓰는 것, 천 연원료로 된 뷰티 제품만 쓰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프레데리카의 이런 발언은 최근 들어 부쩍 기세가 강해진 인도네시아의 한류 열풍을 보 여주는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인도네시아 온라인 매체들은 한국 연예계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있다. 기성 언론은 인도네시아 케이팝 팬과 젊은 층이 한국 문화에 열광하는 이유에 대한 심 층 보도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한류 열풍이 당 분간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열기가 뜨겁다 보니 일어나는 잡음도 적지 않다. 가장 많이 언급되는 사항은 일부 팬들이 과 도한 지출을 한다는 지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의 입장료는 통상 110만∼250만 루피아(약 8만7 천∼19만8천원) 수준이다. 가장 부유한 지역인 자카르타의 올해 최저 임금이 월 394만 루피아(약 31만3천원)로 책 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도 인기스타 콘서트 표는 매번 매진 되고 있으며, 관련 상품도 불티나듯 팔린다. 최근에는 수년 전부터 아이돌그룹 빅스 (VIXX)의 스페셜 앨범을 무더기로 사들여 온 인도네시아 케이팝 팬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 가 되기도 했다. 이 팬은 앨범에 낮은 확률로 들어 있는 팬 사인회 초대권을 얻기 위해 매장에 비치된 같 은 앨범 수십 개를 무더기로 사들이는 방법으 로 9차례 진행된 팬 사인회 중 7차례에 참석 할 수 있었다. 그는 "이 과정에서 1천만원 이상을 썼지만, 후회는 없다. 남는 앨범은 약간 싼 가격에 되 팔았다"고 말했다. 보수적 성향의 기성세대는 케이팝에 빠진 젊은이들이 시간과 돈을 낭비하고 환상에 빠 져 현실감을 잃고 있다고 우려한다. 한류스타 에 열광하는 모습이 마치 연예인을 신격화하 는 듯 보인다며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케이팝 팬들은 개인의 취미 생활일 뿐이라면서 일상생활에는 전혀 지장 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지 심리학 전문가인 비에라 아델라는 "한 류 현상은 미디어와 관련 산업, 소셜미디어의 전방위적 지원 속에 매우 세련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팬들이 스타와 강력한 유대감 을 갖도록 한다고 분석했다. 비에라는 "이건 케이티 페리나 저스틴 비버 같은 보통의 아이돌과는 다른 점"이라면서 한 류 팬덤과 관련한 정신질환 사례를 자주 접한 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류 현상은 인도네시아 유력 인사들 의 한류 배우기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으로 보인다.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인도네시아 재무 장관은 최근 수출 증대 방안을 논의하는 자 리에서 1970년대 한국의 쥐잡기 운동을 예시 로 들어 관심을 모았다. 물랴니 장관은 "한국도 한때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곳곳이 굶주린 사람이었다. 하지 만 그들은 문제에 불평하기보다 해법을 찾았 다. 쥐가 많으니 쥐를 잡아 가죽을 수출한 것" 이라면서 인도네시아 각 지역도 새로운 수출 상품을 개발하려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