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플라이급 한국 챔피언 이병주 권투선수가 챔피언인 필리핀의 후아니또 루빌라(Juanito Rubillar)를 상대로 동양챔피언 타이틀 획득에 나섰지만 안타깝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지난 16일(금) 마닐라 산안드레스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48kg급 동양챔피언 지명전에서 이병주 선수와 루빌라 선수가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였다.
루빌라 선수는 지난해 동양챔피언으로 지금까지 60전을 싸워 43승 20KO의 화려한 전적을 지닌 프로선수로 알려졌다.
이병주 선수는 복싱계의 ‘소나기 펀치’로 명성이 자자한 유명우 관장의 제자이면서 현재 OPBF 1위에 랭크된 유망주로 경기에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초반부터 루빌라 선수에게 기선이 제압된 경기는 3라운드부터 점점 실력차를 보이다 5라운드 1분22초만에 이병주 선수단에서 기권을 의미하는 하얀 손수건을 던지면서 막을 내렸다.
이병주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교민 응원단은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재필리핀대한체육회 노명호 이사는 “실력적 차이도 보이지만 루빌라 선수가 비를 맞아 감기에 걸렸다고 경기 일정을 일주일이나 연기해 이병주 선수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며 패배 원인을 꼽았다.
경기 내용에 대해 WBA(세계권투협회) 실베스트 디 아바인자(Silvestre D.Abainza) 위원은 “이병주 선수가 첫 해외 원정 경기에 나선 처녀 출전인데다 강세인 루빌라를 만나 5회전까지 넘긴 것은 잘한 것”이라고 평했다.
경기를 관람한 이지언(21·여)씨는 “이병주 선수가 맞을 때마다 안타까웠다. 다음에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좋겠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동양 챔피언 패배에 말을 잇지 못한 이병주 선수는 “지속적인 체중감량으로 힘든 상황에서 교민들이 찾아와 많은 격려를 해주셨는데, 관심을 주신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한 마음 뿐”이라며 “앞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보답으로 알고 챔피언에 목숨을 걸고 다시 도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익일 필리핀을 떠났다.
이병주 선수는 지난 7일(수) 경기를 위해 필리핀에 입국, 아씨 신마트와 코리안빌리지의 후원을 받았다. 12일(월) 경기를 앞두고 루빌라 선수가 감기를 이유로 일정을 늦추는 바람에 코치와 선수만 남아 경기를 준비해 왔다.
장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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