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7일 케존시 UP극장에서 개최한 미스 지구선발대회는 방송에 나가지 못한 웃지 못할 헤프닝이 몇 차례 있었다.
이번 대회는 ABS-CBN과 독점계약 생방송으로 진행돼 순서가 한차례씩 끝날 때마다 5분에서 10분 정도의 준비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덕분에 예정시각인 저녁 7시를 훨씬 지나 8시30분에 개막했고 정오 시각이 넘은 12시30분에 모든 순서가 끝이 났다. 장장 4시간에 걸친 긴 대회였다. 미리 도착했던 관람객들은 저녁식사를 하지 못해 배고픔을 달래기 바빴으며 각 순서가 마칠 때마다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견디지 못해 코까지 골며 자는 관람객들이 발견됐다. 이들의 기분을 알았는지 대회측 한 스텝은 무대 꼭대기에 조명을 담당한 스탭이 쪼그리고 앉아 고생하는 모습을 아래 있는 조명으로 잠시 비쳐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시켜 시선을 모았다.대회가 진행되는 중간순서에는 8명의 후보자들이 세계자연보호 운동가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변해야 하는 중대한 시험이 치러진 가운데 한 통역사는 질문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바람에 참다 못한 사회자가 직접 후보자에게 질문을 주고 답변을 통역하는 헤프닝이 일어났다.
재작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미스 지구선발대회가 개최됐을 때 비슷한 헤프닝들이 있었다. 한 미스 지구 후보자가 수영복 차림으로 포즈를 취하다가 90도 각도로 뒤로 넘어가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태가 있었고 순위후보에 들지 못한 참가자는 무대에서 끝까지 내려오지 않아 스탭진에게 반 강제로 끌려나가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었다.
이처럼 화려한 미인대회 뒤에는 대회를 지켜보는 관람객, 대회를 진행하는 스텝진, 영예를 얻고자 열심히 준비한 참가후보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장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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