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필리핀의 국 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무디스는 11일 신용 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필리핀 정가를 강타한 '우선개발보 조금(PDAF)' 비리와 초대형 태풍 '하이 옌'에 대한 부실 대응 등을 들어 필리핀 이 '투자적격' 등급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포크배럴(Pork Barrel)'로 불리는 우 선개발보조금은 정부가 지역개발 지원 을 명목으로 의원들에게 배정하는 재원 으로 각종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왔다. 특히 지난 8월에는 일부 의원과 보조금 운영책임자가 공모, 무려 100억 페소(2 천500억원)를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대 규모 항의시위가 촉발되기도 했다. 무디스는 보조금 유용 논란이 여전히 가열되는 가운데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 령의 측근 연루설마저 불거지고 있어 자 칫 국정개혁 의지가 퇴색되고 개혁정책 에 대한 의회의 지지마저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태풍 하이옌의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아키노 정부의 부실 대응으로 그 간의 높은 지지율도 하락세로 돌아설 가 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특히 하이옌의 여파로 필리핀의 올해 4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덧 붙였다. 무디스는 그러나 칼라바르손과 마닐 라 등 필리핀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 치는 지역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들어 필리핀의 수출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무디스는 피치와 스탠더드 앤드푸어스(S&P)에 이어 지난 10월초 필리핀의 신용등급을 Ba1에서 투자등급 인 Baa3로 격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