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후 시청자 ‘경악’,주필리핀한국대사관 홈페이지 민원실 접수 폭주
노부부의 임시 거처였던 레스토랑이 이사를 옮기는 마당에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 노부부
‘은퇴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세부에서 10여년째 살고 있는 한국인 임모씨가 80대 노부모를 버린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월9일 SBS는 ‘긴급출동 SOS’ 시사고발프로그램을 통해 아들로부터 전재산을 뺏긴 후 거리로 내몰린 노부부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난 2월 필리핀에 사업을 하던 임씨는 부모님께 필리핀관광을 시켜드린다며 귀국했다. 임씨는 필리핀에 있는 한 달여동안 부모를 극진히 모셨고 한국에 있는 전 재산을 정리해 함께 살 것을 제안했다. 노부부는 아들의 말만 믿고 전 재산을 아들에 맡긴 채 필리핀으로 향했다. 그러나 필리핀에 도착한지 사흘 만에 임씨의 태도는 돌변했고 전 재산을 돌려주지 않은 것은 물론 말도 통하지 않는 거리로 노부모를 내몰았다.
노부부는 필리핀 교민들의 도움으로 거처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으나 자식에게 버림받았다는 배신감과 충격으로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급기야 할아버지가 건강이 위중한 상태로까지 커져갔다. SOS팀이 만난 임씨는 자신이 돈을 받은 적이 없고 부모의 치매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계모인 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 없는 입장도 내비쳤다.
SOS팀은 할아버지의 건강 위중상태를 알렸으나 임씨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필리핀 경찰이 보는 앞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SOS팀은 국내로 돌아가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청에 긴급복지지원을 요청으로 국내에서 노부부가 살수 있는 안정적 거처를 마련했고 노부부의 건강검진 및 정신과상담, 필리핀에서의 소송 및 국제소송을 지원하는 해결책을 내놓았다. 보도에서 김인숙 변호사는 소송건과 관련해 “일단 우리쪽에서 승소를 하면 필리핀에서도 강제집행할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SOS팀은 할아버지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한국으로 모시러 올 것을 전했으며 그때까지 세부 교민들이 노부모의 곁을 지키기로 약속했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분통이 터졌다’ ‘어떻게든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등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으며 이는 지역한인회와 주필리핀한국대사관에 까지 비판을 쏟아냈다. 시청자들은 주필리핀한국대사관 홈페이지에 노부부를 도와달라는 민원접수를 수십개 올렸으며 그 중 한 접수자는 ‘일단 가족의 일이지만 분명히 대한민국 법에 따른 위법도 있다. 정부와 법은 힘없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표이고 보호장치이다. 이 노부부를 도와달라’는 글을 남겼다. 대사관측은 이와 같은 접수에 대해 ‘그간 공관에서도 가능한 도움을 드리고자 해왔다’ 그러나 가족간의 문제라 쉽게 개입할 수 없는 입장이었음을 밝히며 ‘앞으로 국외에서 어려운 지경에 처한 노부부에게 삶의 근거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최선의 방책’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장혜진 기자 / 사진 목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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