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자식들이 뭔가 할 수 있다고 느 낄 만큼의 재산을 주고 싶지, 아무 일도 하 고 싶지 않을 만큼 많은 재산을 주고 싶지는 않다." 수십조원에 이르는 재산의 99%를 기부하 겠다고 공언하고 실천하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상속에 관해 밝힌 견해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는 21일 자신의 막대한 부를 자식에게 물려 주기보다 대부분 기부하기로 한 대부호 15 명의 상속에 대한 입장을 소개했다. 20대에 헤지펀드를 창업해 33살이던 2007년 15억 달러(1조6천760억원)의 재산 으로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부자에 오른 존 아널드는 재산을 세 자녀에게 물려주는 대신 재단을 설립해 창조적 아이디어를 지 원하는 일에 쓰기로 했다. 그의 부인 로라 아널드는 "우리는 물려받 은 재산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인 터뷰에서 말했다. 버핏과 빌 게이츠 등이 주도하는 재산 절 반 기부 캠페인 '기빙 플레지'에 참여한 미 국 석유업계 거물 T. 분 피켄스는 "나는 돈 을 벌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며 "물려받은 재산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는 보통 이로움 보다는 해가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들 제이시 챈에게 수백만 달러를 물려 줄 생각이 없으며 사후에 재산 절반을 기부 하겠다고 밝힌 액션 배우 청룽(成龍)도 한 방송에서 "아들이 능력이 있다면 스스로 돈 을 벌 수 있을 것이고, 만약 능력이 없다면 내 돈을 다 낭비할 것이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면세점 체인 듀티프리쇼퍼스 (DFS)의 공동창업자인 척 피니는 수십년간 수조원의 재산 대부분을 익명으로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억만장자 아닌 억만 장자'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이 이코노미클래스 비행기를 타 고 15달러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차며 허름 한 식당에서 식사한 것처럼 자녀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선불 전화로 친구들과 통화하 게 하고 아르바이트를 시키는 등 절약을 강 조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 밖에도 이베이 창 업자 피에르 오미디야, 마이클 블룸버그 뉴 욕시장,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 앤드 루 로이드 웨버 등의 기부 사례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