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부 해상에서 승객과 승무원 870명 을 태운 여객선이 화물선과 충돌해 적어도 71명 이 숨지고 49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 다. 필리핀 해경은 현지시간으로 지난16일 여객 선 '토머스 아퀴나스'호가 필리핀 세부 항 인근 해협에서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했다고 밝혔다. 길이 138m의 사고 여객선은 화물선과 충돌 한 뒤 불과 10분 만에 세부항에서 약 1km 떨어 진 해역에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이 충 돌한 막탄섬 코드바 타운주변의 12개 바랑가 이에는 선박충돌로 흘러나오 오일이 퍼져 재난 구역으로 선포됐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측은 현지 해경에 확인 한 결과, 사고선박에 승선한 한국인은 없는 것 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7천 개가 넘는 섬 이 있는 필리핀에서 여객선은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로 이용되고 있지만, 안전 규정이 허술하고 과적이 흔해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1987년에는 중부 시부얀 해역에서 여객선 1척이 유조선과 충돌해 4300명 이상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필리핀 여객선 침몰사고현장에는 한국인 잠 수 전문가들이 시신 인양에 발벗고 나서 눈길 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세부지역에서 스쿠버 다이빙 리조트를 운영하는 이명렬(45)씨 등 7 명. 이 씨 등은 'MV 토머스 아퀴나스'호의 침몰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필리핀 해군, 해경 등 전 문 잠수요원 4명과 함께 수색팀을 결성해 수색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스쿠버 다이버인 이 씨 등은 이날 바닷속 50m에 가라앉은 선체를 수색한 끝에 시신 2구를 수습했다. 이들은 18일에도 여객선 선내에서 시 신 4구를 인양했다. 영국인 전문 잠수요원 4명 도 19일 사고해역에 출동, 시신 인양에 나서려 했으나 높은 파도와 기상악화로 좀처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이들의 활약은 한층 돋보였다. 이들은 침몰 여객선의 좁은 입 구를 통해 선내로 들어가 시신 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선체에서 유출되는 기름으로 시계가 극 히 불량해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현지 소 식통들은 전했다. 실제 필리핀 당국이 서부 팔라완 지역의 전 문 잠수요원들을 동원했으나 선뜻 바닷속 선체 진입을 시도하지 못할 만큼 전문가들도 꺼리는 상황이었다. 이씨 등이 필리핀 경찰로부터 실력 을 인정받은 것은 지난해 8월 제시 로브레도 당 시 내무장관이 소형 항공기를 타고 가다 중부 해안에 추락,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한 직후였다. 전문가들을 물색하던 필리핀 해경은 때마침 소속 요원들을 상대로 스쿠버 다이빙 교육을 하던 이씨 등에게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이 씨 등은 당시 생업을 제쳐놓고 사고해역에 출동해 로브레도 장관의 시신 인양을 주도했다.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사고가 수 습된 뒤 이씨 등을 불러 직접 표창장까지 수여 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주 필리핀 한 국대사관은 사고해역에 높은 파도가 일고 있고 기름유출마저 심각한 상황이어서 이 씨 등 한 국인 전문가들이 없으면 인양작업 자체가 불가 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