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제1야 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총선 압승으로 민주화 열풍이 부는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우 리나라 업체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의 코트라 무역 관에 따르면 현재 이 나라에 진출한 한국 기업 은 250여개다. 이 가운데 1990년대 중•후반 활발히 이 나 라에 진출해 온 봉제업 등 제조업이 100여개 업 체로 가장 많다. 이어 금융•보험, 운송•물류, 도 소매 유통, 농림수산임업, 건설업, 광업•자원개 발, 기타 서비스업 등이 10개 안팎씩을 차지하 고 있다. 이들 업체는 미얀마의 민주화 바람을 대체 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얀마는 2011년 현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연간 GDP 성장률이 8%를 웃돌 정도로 급 성장 중인데 민주화 이후 개혁•개방이 더욱 가 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민주화 진전에 대한 보상으로 그간의 경제 제재를 풀고 일반특혜관세제도 (GSP) 적용 등 혜택을 주면 외국인 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얀마에서 철강공장을 운영하며 5천만 달 러의 연 매출액을 기록하는 윤헌섭 한인상공회 의소 회장은 "정권은 바뀌지만 정부 쪽하고 접 촉하는 사람들까지 교체될 리 없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며 "아무래도 경제가 좋아지고 경 기도 살아날 것 같아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고 전했다. 현지에 진출한 한 대기업 주재원은 "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정권교체기에 정세 불안 으로 인해 조금 힘들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 로 보면 1년 정도가 지난 뒤에는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서 제조업과 건설프로젝트를 하는 중 견기업 관계자도 "정권이 별 탈 없이 이양되는 분위기이니 개혁•개방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미국 등 서방에서는 투자가 많아질 것"이라며 " 그러면 경제가 발전되는 것이니 미얀마 경제와 더불어 가는 우리 입장에서는 나쁠게 전혀 없 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부에서 민간으로의 정권 교체를 우 려하는 시각도 있다. 특히 한국 업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 하는 봉제공장 운영자들은 그동안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는데 NLD의 집권 이후 노동 정책이 업체 운영에 불리한 쪽으로 흐르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양곤 밍글라돈 지역에 1999년 봉제공장을 세워 현재 노동자 2천여명을 고용하는 대형 업 체로 성장시킨 서원호 미얀마 한국봉제업협회 장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노동자들의 데모나 파업을 조장 한 것이 NLD이고, 모든 노동자들이 NLD가 정 권을 잡으면 임금 수준이나 근무 여건이 굉장 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다"며 "지금 도 노조가 있지만 정권이 바뀌면 노동자들이 더 큰 조직체로 움직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