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인공섬 건설을 위한 추가 매립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 고 필리핀에 대한 적극적인 방위 지원을 약속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베니그노 아키노 필 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남중국해 영 유권 분쟁 사태와 안보 협력 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긴장 완화를 위한 과감한 조 치를 강조했다고 필리핀 GMA 방송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필리핀 방위 의 지가 확고하다"며 "양국 방위협력확대협정 (EDCA)의 실질적인 이행이 가능하다고 확신 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필리핀이 작년 4월 체결한 EDCA는 10년간 미군에 필리핀 군사기지와 시설 이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군 주둔이 가능해졌지 만 작년 5월 필리핀 전직 상원의원과 시민운동 가들이 헌법에 규정된 상원 동의를 받지 않았 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 리고 있다. 아키노 대통령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 유는 지속돼야 한다"며 영유권 분쟁을 국제법 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오바 마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마닐라만에 정박해 있는 필리핀 해군 함정 '그레고리오 델 필라' 호 에 승선, 장병을 만나고 필리핀 해양 안보에 대 한 지원을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필리핀 해군에 미국 해양 경비정 1척과 조사선 1척을 추가로 양도하겠다 고 밝혔다. 백악관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 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4개국의 해양 안 보 능력을 키우기 위해 총 2억5천900만 달러 (3천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필리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도 참석한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남 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군사 공조를 과시하 는 것은 중국을 압박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