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명의 사상자를 낸 필리핀 가톨릭 성당 연쇄 자살폭탄 테러를 저지른 범인이 인도네시아인 부부로 확인됐다고 필리핀 당 국이 밝혔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에두아르 도 아노 필리핀 내무장관은 지난 1일 기자 들을 만나 이들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 는 반군 아부사야프의 도움을 받아 테러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폭탄 공격에는 아부사야프의 도움을 받은 외국인 두 명이 관여했으며, 실 행 전에 현장을 정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살테러 용의자 중 남성은 '아부 후다'란 이름을 쓰며 필리핀 남부 술루주(州)에 오 랫동안 거주해 왔다. 그의 부인은 자살테러를 감행하기 수일 전 현지에 도착해 합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노 장관은 "이들은 한때 말레이시아인 으로 오인됐지만, 인도네시아 국적자임이 분 명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안보당국은 처음에는 성당 내에 설치돼 있던 폭발물이 원격 폭파됐다고 봤 지만, 이후 조사 과정에서 자살폭탄 테러인 것으로 판단을 수정했다. 필리핀 최남단 홀로 섬에선 지난 27일 오 전 주일미사 중인 성당에서 1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폭발물이 터져 최소 22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같은 날 IS는 자체 선전 매체 아마크 (AMAQ) 통신을 통해 필리핀 홀로 섬 성당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고, 로드리고 두테르 테 필리핀 대통령은 현장을 찾아 군에 아부 사야프 소탕을 지시했다. 필리핀 정부군은 술루 주 산악 정글 지역 에 있는 아부사야프 근거지에 대대적인 공 습을 가하고 지상군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 졌다. IS는 2016년 6월 이슬람 반군 활동이 활 발한 필리핀 남부를 '칼리프령'(Caliphate) 으로 선언하고 동남아 지역의 추종자들에 게 필리핀으로 가 아부사야프에 합류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선전 동영상을 공개했다. 실제 2017년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필리 핀 남부 민다나오섬의 소도시인 마라위시 를 점령하고 몇 달간 정부군과 교전을 벌인 반군 대원에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여타 국가 출신자들이 다수 섞여 있었던 것 으로 드러났다. 인도네시아 외무부는 성명 을 통해 필리핀 성당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 가 인도네시아인인지 당장 확인이 안 된다 면서 "필리핀 측과 연락을 해 사실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선 작년 6월 동(東)자바 주 수라바야에서 IS 추종자들이 아내와 자녀 등 일가족을 이끌고 교회와 성당, 경찰본부 등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10여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