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후원하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네이버톡톡
맨위로


 

손편지에 쌓인 할머니와 외국 소녀의 10년 우정

등록일 2013년07월27일 00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올해 일흔을 넘긴 윤영희(71) 할머니에게는 가슴으로 낳은 필리핀 '손녀'가 있다. 윤 할머니가 지금까지 이 소녀와 주고받은 손 편지만 무려 80여통. 그 사이 10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낯선 외국인의 후원이 그저 좋기만 했 던 이 소녀는 할머니와 고민을 나눌 만큼 성숙 한 사춘기 소녀로 훌쩍 자라났다. 21일 국제어린이양육기구 컴패션에 따르면 윤 할머니는 지인의 소개로 2004년 7월부터 컴 패션을 통해 매달 필리핀 소녀 클레어(15)에게 양육비를 후원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해외 아동을 후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후원 아동을 직접 만나기 어려 운 탓에 '후원금 자동이체' 이상의 관계를 맺는 경우는 드물다. 윤 할머니는 달랐다. 그녀는 빈 곤은 물론 홍수 등 자연재해 위협에 시달리면 서도 선생님이 되는 꿈을 꾸며 항상 희망을 잃 지 않는 클레어에게 '후원금 몇만원' 이상의 힘 이 되고 싶었다. 진심을 담은 손 편지는 그 마음 하나로 시작됐다. 오가는 편지는 연계 기관을 통해 한국어→영어→현지어, 그리고 그 역순으 로 번역을 거쳐 전달된다. 윤 할머니는 "누군가 나를 생각해주고 있다 는 걸 알면 어려움을 이기는 힘이 생기는 법"이 라며 "아이에게 힘이 돼주고 싶은 마음에 편지 를 쓰기 시작했는데 벌써 10년째"라고 웃었다. 후원에 대한 고마움과 인사만 담겼던 편지는 언 젠가부터 주변 지인들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 했던 고민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갑작스럽게 요관암 진단을 받은 윤 할머니는 자신의 삶을 "한 치 앞을 모르고 사는 하루살이 인생길"로 표현하며 착잡한 심 정을 담아 편지를 보냈다. 클레어는 "몸이 편찮 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슬펐다"며 할머니 를 위로했다. 클레어는 이어 "몇 달 전 아버지 께서 심장마비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셨다. 가 끔은 고난에도 부딪히지만, 그것이 우리를 강하 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라며 또래답지 않은 조 언으로 할머니를 뿌듯하게 했다. 2007년 6월 클레어는 윤 할머니에게 화재로 집이 완전히 불 타는 사고를 당해 임시텐트에 서 생활하게 된 소식을 전했고 윤 할머니는 서 둘러 클레어에게 안부를 묻는 답장을 띄었다. 지난해에는 학교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클 레어의 편지에 윤 할머니는 "이 기회를 통해 내 가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자신을 돌아볼 줄 알길 바란다"며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했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이었지만 그들은 편지에 속 깊은 고민을 담으며 서로를 위로했다. 할머니와 손녀는 이렇게 세대를 초월한 친구로 마 음을 열고 힘이 돼줬다. "할머니와 이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일이 저는 정말로 좋아요. 편지를 읽으면서 할머니가 저를 얼마나 사 랑해 주시는 지 느낄 수 있거든요.(클레어)" "클레어! 나는 행복해. 너와 이렇게 교제를 하 며 같은 마음으로 함께 기도할 수 있어서 고맙 단다.(윤 할머니)"

양한준 기자1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한인뉴스 필리핀뉴스 한국뉴스 세계뉴스 칼럼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