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지 않는과 없지 않은 '읽-는, 읽-은'과 '꺾-는, 꺾-은' 들에서 보 듯이, 동사(움직씨)의 활용형에는 '-는' 형과 '- 은' 형이 다 있습니다. 물론 사용 맥락과 의미 는 아주 다르지요. 그러면 다음 { } 속의 두 어형 중에서 맞는 것은 어느 것일까요? (1)㉠ 그 책을 읽지 {않는, 않은} 사람은 누구인가? ㉡ 꽃을 꺾지 {않는, 않은} 사람이 없었다. (1)에서 '않-'은 그 앞의 동사 '읽-'과 '꺾-'을 부정하는 구실을 합니다. 동사의 활용형에 '- 는, -은' 형이 다 있듯이, 그것의 부정 형식도 '-지 않는, -지 않은' 형이 다 가능합니다. 곧, ' 읽지 않는, 꺾지 않는'과 '읽지 않은, 꺾지 않은' 이 모두 가능합니다. 물론 맞바꿀 수 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동사와는 달리, 대부분 의 형용사에서는 '-는' 활용형이 없습니다. 따 라서 그 부정 형식인 '-지 않는'도 있을 수 없 습니다. (2)와 같은 표현이 불가능하지요. (2)㉠ 요즈음은 예쁘지 않는 여자가 없다. ㉡ 우리 마을 앞에는 그리 높지 않는 산이 있다. ㉢ 지난달에야 무겁지 않는 가방으로 바꿨다. 대부분의 형용사에서는 이와 같은 용법이 쉽게 확인되지만, 판단을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 { } 속의 어형 중에서 맞는 것 은 어느 것일까요 (3)㉠ 성사 가능성이 없지 {않는, 않은} 것 으로 보입니다. ㉡ 알맞지 {않는, 않은} 보기는 골라내세요. '않는'과 '않은'이 다 가능할 듯도 합니다. ㉡의 경우 '맞-는, 맞-은'이 다 쓰이기 때문 에 거기에 이끌려 '알맞-는, 알맞-은'이 다 가 능하다고 보고, 따라서 '알맞지 않-는, 알맞지 않-은'이 다 맞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 다. 한편, ㉠의 경우는 '없-는'이 가능하기 때 문에 '없지 않-는'이 표준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없-'과 '알맞-'은 형용사입 니다. (2)에서 확인했듯이 형용사는 '-은' 활 용만이 가능한데, '없-'만은 특이하게 '없-는' 으로 쓰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표준으로 인정 하지만, 부정 형식은 여느 형용사와 같이 '없 지 않-은'만을 표준으로 봅니다. '알맞-'의 경 우는 여느 형용사에 비추어 '알맞-은, 알맞지 않-은'을 올바른 것으로 처리합니다. '않-' 앞의 낱말 't"가 형용사인지 동사인지 쉬이 판단되지 않을 때에는 이렇게 하면 됩니 다. '않-' 뒤에 어미 '-는다'를 붙여 봅니다. 그 결과 't-지 않는다'가 자연스러운 말이 되면 't지 않는' 형식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 가능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t-지 않-는다' 형 식이 자연스럽지 못하면 't'는 형용사입니다. 다음을 보겠습니다. (4)㉠ 없지 않는다. ㉡ 알맞지 않는다. (4)는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따라서 '없지 않는, 알맞지 않는'은 올바른 말이 아니고, '없 지 않은, 알맞지 않은'만이 올바른 말입니다. -글: 리 의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