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국수 ‘제물국수’라는 말을 못 들어본 사람도 많 을 것이다. 열무에 무친다고 해서 ‘열무국수’, 쟁반에 담았다고 해서 ‘쟁반국수’ 그리고 잔 칫집에서 먹던 것이라고 해서 ‘잔치국수’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제물국수’는 무엇인가 하고 의아해 할 것이다. 혹 어떤 이는 ‘제물(祭物) 로 바치는 국수도 있는가.’하고 궁금해 할 것 이다. 그게 특별한 게 아니고 ‘제물’의 ‘제’는 ‘자기의’라는 뜻이다. 즉 ‘제물’은 ‘본래의 물’이 라는 말이다. 본디 국수는 삶아서 찬물에 씻어 준비해 둔 국물에 말든지 아니면 양념을 얹어 먹는 것이 보통인데 딱히 특별한 국물을 만들 수 없을 때 삶았던 물을 버리지 않고 그 물을 사 용하는 것을 ‘제물국수’라고 하는 것이다. ‘제물’의 ‘물’은 비단 ‘물’만이 아니라 ‘본래의 것’이란 뜻도 있다. 아래에서 ‘제물’의 뜻을 보자. 〔제―물〕 1. 음식을 익힐 때 처음부터 부어 둔 물. 2. 그 자체에서 우러난 국물. ¶∼ 젓국. 3. 딴 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하게 제대 로 된 물건. 90세가 다 된 어른이 필자의 곱슬머리를 보시곤 “제물파마”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약 30년 동안 쓰지 않았던 말이라서 고마운 마음으로 써보는 것이다. 겹다〔겨우니, 겨워〕 형용사 ‘겹다’라는 말도 재미있다. 1. 감정이 거세게 일어나 참기 힘들다. ¶ 흥에 겨워 야 단들이다. 2. 정도나 양이 지나쳐서 감당하기 어렵다. ¶ 힘에 겨운 일. 3. 때가 기울거나 늦 다. ¶ 한낮이 겨워서 돌아왔다. 그러니 위의 ‘제물’과 ‘겨워’를 사용하여 말 을 만들자면 ‘제물에 겨워 저러는 거야.’라는 말이 있을 수 있다. 누군가 타고난 복이나 미 모 등을 하찮게 여길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트다〔트니, 터〕 ‘트다’라는 말은 여러 뜻으로 두루 쓰이는 말이다. 1. 풀·나무의 싹이나 꽃봉오리가 벌어지다. ¶움〔싹〕이 ∼. 2. 새벽에 동쪽이 훤해지다. 동이 틀 무렵. 3. 춥거나 마르거나 하여 틈이 생겨 갈라지다. ¶손발이 ∼/ 입술이 ∼/ 논바닥이 ∼. 4. 막혔 던 것을 통하게 하다. ¶길을 ∼. 5. 서로 거래 관계를 맺다. ¶오늘부터 거래를 ∼/ 계좌를 ∼. 6. 서로 격식을 버리고 스스럼없이 사귀다. 허 교(許交)하다. ¶서로 트고 지낸다. 위의 뜻 외에도 ‘트다’는 ‘텄다’로 변형되 면 ‘글렀다’와 같이 ‘일을 망치다’는 뜻이고, 게임에서 점수가 같아 비기는 것도 ‘트다(텄 다)’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