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 령이 취임한 후 3년여간 강력한 '마약과 의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경찰과 마약 단속국 직원들이 압수한 마약을 빼돌 려 밀거래하는 일이 만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 에 따르면 에런 아키노 필리핀 마약단 속국(PDEA) 국장은 "PDEA와 다른 법 집행 기관(경찰)에서 압수한 마약을 팔 거나 이른바 '세트업'(set-up·계략) 범죄 에 활용하기 위해 일부를 빼돌리는 일 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아키노 국장은 "특히 일선 단속부서 에서 이처럼 마약을 재활용하는 일이 만연해 있다"면서 "압수한 마약의 절반 을 빼돌리는 것이 일종의 공식"이라고 밝혔다. 아키노 국장은 또 "폐기되지 않고 현 재 창고에 보관된 마약이 220억 페소 (약 5천35억원)어치에 달해 이마저도 조금씩 빼돌려지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PDEA는 부패한 경찰관들 로부터 마약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마 약 여왕'을 추적하고 있다"면서 "정부, 경찰과 강하게 유착된 이 여성 정치인 은 기초단체 대표를 포함한 공급책 17 명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 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마닐라에 있는 마약 여왕을 체포하려고 5∼6개 건물을 급습 했지만, 정보가 누설돼 실패했다"면서 " 그는 마약 10∼20㎏을 가져가도 두말없 이 사들이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아키노 국장은 "마약 여왕 조직을 통 해 마닐라 지역에서만 매주 2∼3㎏의 마약이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 나 마약 여왕의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 았다. 버나드 바낙 경찰청 대변인도 "일부 부패한 경찰관들이 비도덕적이고 불법 적인 행위에 여전히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 임한 직후인 2016년 7월 1일부터 대대 적인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벌여 지난 7월까지 경찰과의 총격전 등으로 숨진 사망자가 공식 발표된 것만 6천847명이 다. 인권단체들은 용의자를 재판 없이 사 살하는 '초법적 처형'으로 인해 실제 사 망자가 2만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은 " 법 집행기관들이 압수한 마약을 재활 용하는 것은 마약과의 전쟁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프랭클린 드릴론 상원의원도 "이 같은 지긋지긋한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특별 한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