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를 유발하는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가 최근 필리핀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 트리트저널(WSJ)이 유엔 에이즈 기구를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에이즈 기구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2013~2018년 HIV 감염 사례가 젊은 층 을 중심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 정되며 이는 HIV 감염이 감소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WSJ 은 지적했다. 전염병학자들이 HIV의 정확한 빠른 확 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 관계자들은 근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일명 소개팅 앱으 로 불리는 ‘데이팅 앱’(dating apps)을 주 요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가톨릭이 대부분인 필리핀의 전통적 사회 규범상 피임기구 사용이나 책임 있 는 성행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 서 온라인 교제 기회가 급증하는 데 따 른 무분별한 성행위 때문이라는 분석이 다. 필리핀에 첫 HIV 감염 사례가 밝혀진 지난 1984년 1월부터 올 5월까지 드러난 HIV 감염자 6만7천395명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최근 5년간 발생한 것으로 나타 났다. 지난 5년 사이 HIV에 감염된 사람들 가운데 약 96%는 성적접촉을 통한 것으 로 나타났으며 15~34세 젊은층 동성애 자나 양성애자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필리핀 정부 당국은 HIV 감염자들이 그들의 상대를 만난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환자와 의사, 전염병학자 및 활동 가들에 따르면 대부분은 온라인을 통해 성적 상대와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HIV 감염자로 5만7천여명의 팔로워를 가진 ‘지그’라는 27세 남성은 자신이 ‘그 라인더’(Grindr)라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 스를 통해 만난 남성과 안전하지 못한 첫 관계를 가진 후 감염됐다고 밝히고 있다. 자신의 경험담을 팔로워들과 공유하고 있는 그는 젊은이들이 요즘 데이팅 앱을 통해 성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여기에 지 식과 자료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 다. 수백만 명의 아시아 젊은이들이 근래 저렴한 스마트폰과 데이터 플랜 및 앱 등 의 영향으로 문자 해득력이 부족해도 쉽 게 온라인 탐색이 가능하다. 보수적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온 라인 파급 영향으로 동성애자 커뮤니티 의 파워가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동 성 상대자와 데이트가 가능해졌으나 이 에 따른 적절한 성교육과 HIV 검사 등이 수반되지 않아 HIV 감염 급증 사례를 겪 고 있다. 필리핀 의회는 올해 들어 HIV 감염 급 증에 대처하기 위해 학교에서 성교육을 장려하고 HIV 테스트 해당 연령을 18세 에서 15세로 낮추는 법을 마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