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 는 서필리핀해(남중국해)에서 러시아 업 체가 원유와 가스 탐사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베트남도 이런 방식으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응한 사례가 있다는 점 에서 추이가 주목된다. 13일 필리핀 온라인 매체 래플러에 따 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은 최근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 프트에 필리핀 내 여러 지역에서 원유와 가스 탐사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 다. 여기에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서필리핀해도 포함된다. 알폰소 쿠시 에너지장관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달 초 러시아 방문시 로스네 프트 최고경영자 이고리 세친을 만나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고 래플러측에 밝혔 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로스네프트가 서필리핀해에서 원유 및 가스 시추 작업 을 진행할 경우, 필리핀이 베트남의 사례 를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과 러시아 로스네프트의 베트 남 합작법인이 로스네프트베트남은 지 난해 5월 베트남 남동쪽 370㎞ 지점에 있는 '레드 오키드' 가스전에서 시추작업 을 진행했다. 이곳은 베트남이 영해라고 밝힌 가운 데 중국이 남중국해의 90%를 자국 영 해라며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그은 9 개 선(구단선) 안에 있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어떤 국가, 조직, 회사, 개인도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는 중국 관할 해역에서 석유, 가스 탐사나 개발을 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시추 작업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 고 로스네프트 측은 시추 작업을 중단하 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포브스는 중국이 원유와 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서 필리핀해 지역 내 이익을 챙기려는 러시 아 정부와 정면으로 맞서기는 극히 어려 운 만큼 '로스네프트의 출현'은 서필리핀 해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다툼의 판 도를 바꿀 사안도 될 수 있다고 분석했 다. 취임 이후 친중 행보를 보여온 두테르 테 대통령은 지난 8월 방중 시 남중국해 석유가스 공동 개발을 위한 양국간 협력 위원회를 구성키로 해 경제지원과 주권 을 맞바꿨다는 국내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