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7일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튼의 주택이 불에 타면서 불씨가 땅을 휩쓸고 있다. 사진 조쉬 에델슨, AFP=ABS-CBN
2025년 1월 12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팰리세이즈 화재로 전소된 선샛 대로변의 차량들을 경찰관이 점검하고 있다. 사진 프레데릭 J. 브라운, AFP=ABS-CBN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약 150명의 필리핀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1월 13일 월요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인 아델리오 앙헬리토 크루즈는 "피해를 입은 필리핀인들이 다양한 대피소에 피신 중이며, 당국은 이들이 대부분 집을 잃어 장기적인 주거지를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1월 7일부터 시작되어 로스앤젤레스 전역을 휩쓸었고, 현재까지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필리핀 커뮤니티의 일부는 불법 체류자였으며, 일부는 최소한의 보험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크루즈 총영사는 "캘리포니아 당국은 문서화 여부에 상관없이 피해자들에게 의료 지원과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불 피해를 입은 필리핀인들은 필리핀계 미국인 단체들과 협력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받고 있다. 또한, 필리핀 외교부는 피해를 입은 필리핀인들에게 200달러의 긴급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후 추가적인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1월 12일 발표한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필리핀 국민을 대표하여 깊은 애도를 전한다”며, 특히 많은 필리핀 동포들이 거주하는 지역임을 강조했다. 그는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힘과 연대를 바탕으로 한 빠른 회복을 기원하며, “공동체가 강인함과 연민, 연대를 통해 재건의 길을 걸어가길 바란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경계심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18만명 대피
이번 산불은 팔리세이즈 화재로부터 시작되었고, 현재 23,700에이커(9,500헥타르) 이상이 타버린 상태이다. 특히 이 화재는 브렌트우드와 같은 고급 주택 지역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어, 소방 당국은 전방위적인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불 회오리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 현상도 발생했으며, 용융된 금속이 불타는 자동차에서 흐르는 장면이 목격되었다.
산불이 계속되면서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사망자 24명에, 실종자도 16명으로 증가했다. 당국이 실종사 신고 센터를 만들고 피해 지역에 대한 격자 수색에도 나선 만큼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피해는 계속 늘어나며, 불에 탄 건물도 1만채를 훌쩍 넘어 1만2천채에 달했다.
LA카운티에서 18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고, 700명 이상이 9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또한, 약탈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소방관 복장을 한 도둑들이 체포되었다. CNN에 따르면 9일까지 약탈 혐의로 29명이 체포됐다.
산불의 심각성과 향후 전망
로스앤젤레스 소방서는 70마일(110킬로미터) 이상의 강풍이 불어오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화재 확산을 막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상청은 강한 바람과 함께 위험한 상황을 예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 진행 중인 산불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로스앤젤레스의 주택 시장은 재건을 위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불법 가격 책정과 같은 문제도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집을 잃고 새로운 거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개빈 뉴섬은 도시 재건 계획을 언급하며, "마샬 플랜"을 통해 로스앤젤레스를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을 재건하는 데 사용된 미국의 지원을 의미한다. 뉴스엄 주지사는 L.A. 2.0이라는 재건 계획을 통해 도시를 다시 일으킬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LA 산불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정치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수천 채의 아름다운 집들이 불타고 있으며 더 많은 집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곳곳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앙 중 하나인데, 그들은 불을 끌 방법조차 모른다”며 상황을 조롱했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신을 캘리포니아로 초청한다"며 "집을 잃고 미래를 두려워하는 수십만 명의 미국인들은 인류의 비극을 정치화하거나 옆에서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모습이 아닌 최선의 이익을 위해 모두가 협력하는 모습을 볼 자격이 있다"고 썼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