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파라냐케에서 단속된 대규모 온라인 사기조직원들의 모습 사진 PNA
필리핀 이민국이 파라냐케에서 대규모 온라인 사기 조직에 대한 급습을 실시해 외국인 400명을 체포했다고 1월 9일 발표했다. 필리핀 이민국은 이번 작전을 "대규모 단속"이라고 묘사하며, 해당 조직이 해외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기 활동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민당국은 이번 단속을 통해 온라인 사기 작업을 진행 중이던 노동자들을 적발하며 이들이 가짜 암호화폐 투자와 같은 사기를 홍보하며 해외 피해자들을 겨냥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년간 아시아 지역에서 유사한 사기 조직이 확산되면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져왔다. 특히 이러한 조직들은 종종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동원해 운영되며, 노동자들은 강제로 고용되거나 속아서 조직에 합류한 후 강압적인 환경에서 일하도록 강요받는다.
포르투나토 마나한(Fortunato Manahan) 필리핀 이민국 정보국장은 “이들의 활동은 이민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공공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강조하며 이번 단속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민국 대변인 다나 산도발(Dana Sandoval)은 체포된 외국인 대부분이 중국 국적자라고 밝히며, 현재 신원 확인 및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추방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임시로 구금될 예정이다.
POGO 퇴출과 사기 방지 노력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지난 7월, 필리핀 온라인 게임 운영업체(POGO)를 2024년 말까지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들 업체는 인신매매, 자금세탁, 온라인 사기, 납치, 심지어 살인까지 연루된 조직범죄의 은신처로 악용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급습 대상 조직 역시 POGO와 유사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다고 이민국은 밝혔다.
온라인 사기의 경제적 피해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국평화연구소(United States Institute of Peace)는 2024년 5월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사기 산업이 매년 640억 달러(약 85조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50만 명의 노동자가 이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중 1만 5,000명이 필리핀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집된 후, 강압적인 환경에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고문 등의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당국은 이번 작전이 불법 활동과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하며, 유사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체포된 외국인의 신속한 추방, 조직의 완전한 해체, 피해자 지원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마닐라서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