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전직 경찰관이 수도 마닐라에서 벌인 인질극으로 8명의 홍콩 관광객들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지자 홍콩 언론은 필리핀 당국의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23일 마닐라에서 M-16 소총으로 무장한 필리핀 전직 경찰관이 관광버스에 탄 홍콩인 관광객 22명과 필리핀인 3명을 붙잡아 12시간 가까이 인질극을 벌였고, 진압 과정에서 홍콩인 8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벌어졌었다.
이와 관련, 홍콩 주요 언론들은 24일 일제히 필리핀 인질참극을 보도해 희생자들을 애도하면서, 충격에 휩싸인 홍콩 시민들의 모습을 실었다.
'명보'는 특히 필리핀 경찰이 인질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범인 제압작전을 펼친 것이 다수의 희생자를 내는 비극으로 이어졌다면서 필리핀 경찰의 무능함을 비난했다.
홍콩의 행정수반 도널드 창 행정장관은 23일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인질사건이 다뤄진 방식과 결과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필리핀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필리핀 정부 당국에 이번 사건 전모에 대한 정보 제공을 요구했다.
중국 정부도 필리핀 정부에 철저한 경위 조사를 강하게 요구했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23일 밤 알베르토 로물로 필리핀 외무장관과 전화통화에서 "중국 정부는 무고한 여행객들을 상대로 한 범인의 폭력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중국은 필리핀 정부가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최대한 빨리 자세한 경위를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양 부장은 "중국 정부는 이번 사건 발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희생된 홍콩 동포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마자오쉬 대변인도 중국 정부는 필리핀 현지에 대책반을 보내 주필리핀 중국대사관과 홍콩 특별자치구 측과의 공조를 통해 부상자 치료 등 사후처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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