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수마가 할퀴고 간 필리핀 전역의 아픈 상처를 뒤로 하고 2010년을 새로이 맞이했으나 올해도 덥고 긴 여름을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기상청(Philippine Atmospheric, Geophysical and Astronomical Services Administration, Pagasa) 네테니얼 크루즈(Nathaniel Cruz) 청장은 지난 12월부터 시작된 낮은 기온이 2008년 같은 기간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밝히며 이는 비정상적인 건조 기간을 부르는 엘니뇨의 영향이라고 전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9월부터 엘니뇨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는 올해 6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극한 기후 피해 경감, 대비 프로그램을 위해 팡가시난을 찾은 크루즈 청장은 이번 여름이 길고 더울 것으로 전망 되며 뒤를 이어 5월 혹은 6월 첫 주에 뒤늦은 우기철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보통 우기철은 4월달에 시작된다.
기상청은 기상 이변과 관련해 농산부와 협력을 통해 필리핀 국내 농업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올해 첫 반년간은 태풍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6월 이후에도 태풍이 많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크루즈 청장은 “지난 몇 년간 매년 약 20회 이상의 크고 작은 태풍이 필리핀을 지나갔으나 올해는 더 적은 수의 태풍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태풍이 오는 수와 태풍의 위력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므로 작은 수의 태풍 중에도 2009년에 경험했던 온도이를 뛰어넘는 파괴력을 지닌 거대 태풍이 올 수도 있다고”고 경고했다.
지난 2009년 9월 필리핀을 지나간 열대 태풍 온도이(국제 명칭: 켓사나)는 메트로 마닐라, 따갈로그 남부 지역에 대홍수를 일으켰으며 필리핀 열도를 3번이나 지나간 페펭(국제 명칭: 파르마)으로 지난 10월 팡가시난 등 30여개에 이르는 지역이 침수됐다.
크루즈 청장은 우기철이 오기 전에 미리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후 이상으로 더욱 강력한 태풍이 올 것이라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된다고 밝혔다. 특히 기후 이상의 영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며 기후 이상이 무조건 고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심각한 태풍, 사이클론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과거 경험한 태풍의 위력이 올해에는 배가 되서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청장은 엘니뇨로 인한 건조 현상이 계속될 것을 대비하여 세탁물은 청소물로 재활용하는 등 물 아껴쓰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라고 당부했다. [인콰이어러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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