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방문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필리핀 정부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Moro Islamic Liberation Front, MILF)의 평화 협상에 고문으로 참여해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수긍하고 협상 중재국인 말레이시아가 이를 승인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라파엘 세기스(Rafael Seguis) 정부측 협상단 대표는 “아로요 대통령이 민다나오(Mindanao) 평화 협상을 위해 유명 인사들로 이뤄진 고문단을 소집할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블레어 전 총리에게 설명했다”라고 전하고 “또 초청을 받아들인 블레어 총리는 말레이시아의 승인이 결정되는 대로 통보해 줄 것을 아로요 대통령에게 부탁했다”고 보고했다.
세기스 대표는 블레어 전 총리가 필리핀 정부와 MILF간 협상이 왜 중단됐는지 질문했고 아로요 대통령은 양측이 승인하려던 협정을 대법원이 위헌이라고 판결해 협상에 문제가 생겼고 이 직후 MILF가 민간인들을 공격하는 사건이 이어져 협상이 무기한 중단됐음을 설명해줬다고 전했다. 또 세기스 대표는 현재 필리핀 정부가 협상일과 관련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통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고 “언제 협상이 공식적으로 재개될지는 모르나 조만간 비공식 회담이 개최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재국인 말레이시아에 대해 로돌포 비아손(Rodolfo Biazon) 상원 의원은 “필리핀과 사바(Sabah)를 두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말레이시아 정부에 평화 협상 중재를 맡기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다른 국가의 도움을 요청하자고 주장했다. [마닐라 스탠더드 투데이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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