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인 행동이 아닐 수도 있으나 책을 읽어주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누구나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내 아내는 좋아하고 또한 편안해 합니다.
우리나라 성인 평균 독서량이 11.9권이라고 합니다. 1년에 11.9권이니까 대략 한 달에 한 권씩을 읽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는 지난 10년간 중 최고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책을 안 읽는 것인지, 시간이 없는 것인지 혹은 못 읽는 것인지. 한 달에 한 권 읽는 것이 최고의 기록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사람에게는 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세상에 살 수 있는 시간 말입니다. 정해져 있는 시간 안에 모든 것을 경험하는 일이란 불가능 합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하려면 책을 읽어야 하고, 또 그래야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릴 무렵 개봉되었던 ‘책을 읽어주는 여자’란 영화를 기억합니다. 프랑스 영화로 미셸 데빌 (Michel Devile)이라는 사람이 감독이었고, 주인공은 미우 미우 (Miou Miou)와 마리아 드 메데이로스 (Maria de Medeiros) 였습니다.
어느 여인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을 읽어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책이 다섯권인데 ‘머리카락’, ‘전쟁과 평화’, ‘연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소돔의 120일’ 등 이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의 실제 머리카락을 가지고 분석을 하여 당시의 베토벤의 상황을 이해하려는 분석적이고 과학적인 소설입니다. 그리고 ‘전쟁과 평화’와 ‘연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아실테고, ‘소돔의 120일’은 살로 소돔의 120일이란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우리가 다 아는 소돔성의 타락을 빗대어 어느 일단의 이탈리아의 귀족들의 타락상을 성에 관련하여 쓴 글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내 아내에게 책을 읽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구체화 하던 무렵에 내 아내를 만나게 되었고 난 내가 하고 싶었던 책 읽어 주기를 아내에게 해주게 되었습니다.
시집도 좋고, 소설책도 좋고, 동화책이나 잡지 혹은 내가 쓴 글도 좋습니다. 나는 저자와 내 아내 사이의 통역자나 전달자가 되어 내 아내에게 그 내용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때론 구연동화 같이 실감나게 읽어주기도 하고, 시를 읽어 줄 때는 감정을 살려서 읽어주기도 합니다.
웃음이 나면 같이 웃고, 슬픈 글이면 같이 울면서 나는 책을 읽고, 내 아내는 듣곤 합니다. 권수로 따지면 일주일에 두세권을 읽는 셈입니다. 그러니 우리나라 평균보다는 많은 셈이지요. 단점은 읽은 후 목이 조금 아프다는 것이지만, 곧 내 아내가 타다 주는 따듯한 차 한잔에 목 아픈 것은 금새 풀어지곤 합니다.
내 아내와 나는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누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한가한 시간이 되면 좋은 책 한 권 준비해서 여러분의 아내를 편안하게 쉬게 하면서 읽어주는 것은 어떨까요? 한가지 주제를 서로 공유하게 되는 참된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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