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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 앙헬레스의 맛집 스케치 2편

등록일 2010년02월01일 12시35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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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02-01
 

지난 호에서는 광동 요리 전문점,“상하이 팰래스”를 살짝 스치며 소개했다.
스케치도 아니고 크로키(Croquis)정도의 수준으로 묘사하였다. 우리는 익숙하지 않은 이국의 식당을 가면  메뉴 선택에 있어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이미 먹어 봐서 확인된 메뉴들, 혹은 맛을 좀 안다는 지인들이 추천해 주는 메뉴를 고르기 일쑤이다.
“Chellenge". 도전이라는 말은 이국의 쿠진(Cousine)의 메뉴 선택에 있어서 아주 탁월한 길잡이는 아닐는지 모르지만 의미 있는 길잡이임에는 틀림이 없다. 용기 있는 자만이 미녀에게 구애하여 성공할 수 있듯이 맛있는 미감을 얻기 위해선 새로운 맛의 지평에 대한 도전이 조건적으로 따른다. 물론 많은 대중적인 입맛이 택하는 베스트셀러를 선택할 경우 실패할 확률은 적겠지만 그 만큼 새로운 맛을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 역시 적어지고 만다. 중식당에 가면 으레 Yangchow fried rice(볶음밥)에 Sweet & Sour Pork 혹은 Sweet & Sour Fish fillet(탕수육 혹은 탕수 도미), Taiwan Pechay with garlic(청경채 마늘 볶음), Pata Tim(오향 족발), Jelly fish & Century egg(해파리냉채와 송화단),Mapo Tofu(마파두부), Siao Long Pao(육즙 만두).Shrimp Dumpling(새우만두), Oyster cake(굴전) 등과 같이 익숙한 메뉴의 뻔 한 맛만을 고루지 말고 맛의 지평을 좀 더 넓혀 보려는 도전을 아끼지 말길 바란다.(이미 추천 메뉴들은 열거했으니 도전해 볼 메뉴들은 이젠 독자들의 몫이다) 1966년에 탄생한 “상하이 팰래스”는 이런 기본 메뉴들에 충실한 중국 요리 식당이다. 건너편에 있는 “Fortune"도 같은 광동식 요리를 선보이며 결코 상하이 팰래스에 뒤지질 않는다.
두 군데 다  Steamed King fish는 팔지 않는다.(필리핀의 킹 휘쉬는 진짜 킹휘시가 아니라 레드 띨라삐아라고 간단히 폄하시킨다.)
“포츈”에는 없는데 “상하이 팰래스”에는 샤부샤부가 있다. 정통 훠거식은 아니고 한 가지 스프에 약 50여종의 재료들을 살짝 익혀 먹는다.
필자는 지금 한국의 대학생들과 겨울 영어 E.S.L.과정을 연수하기 위해 앙헬레스라는 곳에 머무르고 있다.  앙헬레스는 팜빵가에 속해 있는 도시로서 음식이 맛있기로는 한국의 전라도에 해당된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음식중의 하나인 “Sisig"의 발생지로도 유명하다. 원래 “Sisig"은 스페인이 필리핀을 식민 통치하던 시대 때부터 전래된 음식이다. 전형적인 “Sisig"은 돼지 귀를 이용한 요리였다. (가끔 손질이 잘 안되어 털도 보이는 집도 있지만)
그런데 1970년대에 “Sisig"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는데 우리가 길거리의 기사 식당이라고 부르는 ”Turo-turo"의 가난한 한 여인의 식당에서 비롯된다. 그녀는 돼지의 귀뿐만 아니라 돼지 머리를 모두 이용하여 바비큐 그릴에서 구워낸 후 갖은 채소와 함께 볶아 내어 그녀만의 레씨피로 시식을 선보였다.ㅜ 그녀가 내놓은 시식은 일대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해마다 빰빵가에서 열리는 시식 경연 대회를 다 쓸어 그랜드 슬램을 이루었고 각 계의 유명 인사들이 그녀의 시식을 맛보려고 여전히 뚜로 뚜로 형태의 허접한 식당을 방문할 수밖에 없었다. 필자도 이번 기회를 아주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어학 연수중인 학생들 중 호텔 조리학과 학생들과 이곳을 방문하였다.
지금은 자손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발전(?)시켜 마닐라에도 제법 큰 식당을 열었고 SM Mall의 Food Court에 일부 입점해 있다.
우리가 방문한 초기의 본점을 본 순간 실망보다도 절망에 가까웠다. 길거리에서 그릴을 굽는 문 없는 식당인데 선반위에 올려놓은 식자재들을 사이에 두고 파리들과 천 조각들을 엮어놓은 막대기를 들고 전쟁 중이었다. 필자는 대개의 성인들이 그러하듯이 필리핀에 살면서 한 번도 길거리 음식을 먹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어찌하랴. 위생적인 문제 때문에 "Sisig Queen"이라고 불리우는 "Aling Lucing"에 와놓고서 그냥 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나마 파리의 공격으로부터 가장 피하기 쉬웠을 가장 밑에 깔려 있던 돼지 머릿고기(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자면 돼지 뺨고기?) 골랐다. 털을 다 뽑아 달라고 특별 주문을 하니 걱정하니 말라며 담배를 하나 꺼내 문다. 이윽고 내가 고른 먹음직스럽고 깨끗하기 그지없는(? 이제부터 이렇게 마음먹기로 작정하였다. 그래야지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식자재를 그릴에 올려놓는다.
털 타는 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고소한 지방이 타는 냄새가 차콜의 연기와 함께 날아간다. 잠시 주방에 들러 비밀의 레씨피를 통해 변신을한 “포크 시식”의 보무도 당당한 등장이다. 포크로 몇 점을 찍어 입으로 넣으니 쫀쫀한 식감이 의외로 먹을 만한 것 같다.
돼지 뺨 고기라는 말을 미리 얘기하지 않는다면 맛있다고 하며 포크질을 열심히 할 사람들이 많을 수 있을 것 같다. 짭짤하면서도 쫄깃하면서도 채소의 부드러움이 술안주(Pulutan)로도 짭짤하면서도 담백한 맛도 난다. 부속고기의 한 종류인 머릿고기는 임산부들의 영양 공급에도 아주 훌륭하다.
걸진 음식, 순대국밥이니 소머리 국밥들을 좋아 한다면 이 시식을 분명히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혁명적인 시식의발명가인 “Lucing"할머니는 지금 없다.
작년에 마약 중독자인 그의 손자에 의해서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神은 한 사람에게 모든 축복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하였다. “The discovery of a new dish more for human happiness than the discovery of a new star."
(하나의 별을 발견하는 것보다 하나의 새로운 음식을 발견하는 것이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고. 앙헬레스에서 정말 놓치면 안 되는 식당이 있는데 그건 바로 이탈리언 레스토랑, “C"이다. 우선 비주얼로 안틱의 외부가 하나의 포스로 분위기를 장악한다. 누가 봐도 필자를 중년으로 보기에 왠지 다른 여자와 단 둘이서 오면 불륜으로 오해받기 쉬운 고적한 분위기다. 자녀들과의 동행이 있어야 주변의 눈총을 받지 않고 아주 따뜻한 가장의 분위기로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의 식당이다. 메뉴는 누구라도 한 번 쯤은 그러고 싶은, 자신만의 고유한 이름의 메뉴로, 자신만만하다 못해 도도한 메뉴의 이름 정하기이다.
내가 만든 건 피자 같지만 피자가 아니라 다른 이름을 붙여야 성이 차다는 것이다.
이런 도도한 자신감 없이 자신만의 요리를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그리하여 “C"가 결정한 피자 비슷한 메뉴의 이름은 ”Panizza"이다. 다소 돈키호테적인 수작이 아주 마음에 드는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이런 발칙한 수작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생각하려는 참에 올리브 오일에 바질을 듬뿍 담은 드레씽과 방금 갓 구워낸 듯 따뜻한 온기를 지닌 바게뜨가 말랑말랑 식감으로 서빙 된다.
주저 없이 두 손으로 아무렇게나 찢어 바질 오일 드레씽에 흠뻑 묻혀 입으로 조심스럽게 모셔간다. 아, 이 맛이 나를 준비하고 있었구나. 남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즐거운 미소를 입가에 흘린다. 기특한 맛.. “오길 잘했지?”
말로 내뱉지는 않았지만 동행자들과 무언의 사인을 한 눈으로 날린다. 물론 한쪽의 눈은 이미 깊은 맛에 빠져 감겨져 있다. 아주 얇게 구워 낸 도우는 파삭파삭할 뿐 아니라 치즈와 허브 향이 살아 있다. 고기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Krisitina"(베이컨, 햄, 카라멜라이즈된 양파, 말린 감자와 버섯이 토핑) 씨푿을 좋아 한다면 ‘Saint Jacques"(새우, 스캘?, 칠리 후레?, 말린 감자가 토핑)를 권한다. 파스타로는 전형적인 씨 풋 파스타인 “Spaghetti Con Frutti). 이탤리언 라이스인 “Risotto", 다양한 부드러운 치즈와 하우스 샐러드인 ”C salad"도 좋다. 'Panizza"에는 알팔파와 “Arugula"라는 케일처럼 쓴 맛이지만 조금 덜 쓰면서 약초의 맛이 나는 채소와 서빙되는데 마요네즈같은 단순한 드레씽은 결코 올려 나오지 않는다. 미국산 앙구스 스테이크도 맛 볼 수 있다. 이 곳 이탤리언 레스토랑 “C"를 발견한 것은 한 가지는 좋은 일이며 다른 한 가지는 아쉬운 일이다. 좋은 일이란 맛있는 음식과 멋진 분위기를 맛 볼 수 있기에 충분한 곳이라는 것이고 아쉽다면 모든 메뉴들의 가격이 만만치 않아 내 주머니가 아쉽다는 것이다.곳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도 깊게 들으면 너무 깊게 빠져 버릴 것 같은, 그래서 너무 감상적이 되어 입은 만족의 큰 웃음을 지으면서도 두 눈에는 가득 눈물을 담고 있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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