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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 - 맛있는 고속도로 휴게소(Stopover, Lakeshore)

등록일 2010년01월15일 12시3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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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01-15
 

한국에서는 국도를 따라 가며 여행을 하면 잔재미들이 넘쳐난다.

 휑하며 빠른 속도감으로 놓쳐 버린 바깥의 경치들도 후진 기어를 넣고 다시 돌려 볼 수도 있는 곳이 국도이다.

 反시간적인 여유로움이 여행을 하며 거져 얻는 덤같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

 시간의 제한도 없고 언제든지 정차하여 풍경을 기웃거릴 수 있어 여행을 나선 길부터 모든 도정과 과정이 여행인 셈이다. 그러니 목적지와 경로가 한가지다. 그러나 특정한 어느 목적지를 빠른 시간 내에 도착해야하는 여행길에서는 아무래도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그럴 경우 유일한 위로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역시 고속도로 휴게소이다.

 지금이야 고속도로의 휴게소들이 자유 경쟁 체제 속에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무게 이동이 옮겨져 지역 특산물이나 향토 음식으로 연계되어 근사한 맛을 얻을 수 있는 식당들이 많이 생겨 났지만 1994년 털보네 식품이 부도 맞기 전까지 모든 휴게소는 털보네 우동 일색이었다.

 배가 고프거나 고프지 않거나 시장 끼와는 전혀 상관없이 퉁퉁 불은 우동을 먹어 줘야하는 것이 그 당시 고속도로의 휴게소에서 상식 있는 손님으로서의 “센스”였다.

 맛에 대한 감동의 기억이 전혀 떠오르지 않아 그냥 버스에 오르려해도 괜실히 나중에 후회하게 될까봐 묘한 방향으로 발걸음을 틀다가, 결국은 사먹고 나서 후회하게 되는 우동은 흑백필름으로 연상되는 1970,80년대 여행의 일부요, 흔적이다.

 나라와 국민 모두가 가난했던 그 당시, 여행이라는 것 자체가 삶의 사치였던 터라 그 맛없는 우동을 사먹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가진 자로서의 특권의 일부였으리라. 자식들이 굵은 면발을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들이는 것을 보고 흐뭇해하시던 아버지의 여행지에서의 첫 번째 선심이기도 하였다.

 경상도의 무뚝뚝한 사나이로서, 조실 상부하여 부모님의 사랑을 전혀 기억 못하시는 우리 아버지께서 어린 시절 우리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많은 여행의 기억을 주실 수 있었는지 지금도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가정을 이루기 전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었던 아버지의 고독하고 피곤이 어지러이 길게 묻어나는 삶이 본능적으로 꿈꾸었던 가족의 사랑에 대한 열망이 아니었을까.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북부 고속도로를 한 시간정도 달리다 보면 딱 알맞게 지쳐 쉴 만한 휴게소가 나온다.

 앙헬레스를 목전에 두고 Mexico Exit 직전 Lakeshore 휴게소가 나온다.

 여기서 잠깐, 영어 한 마듸, 휴게소를 영어로 무어라고 부를까?

 “Stopover"라고 부른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주 눈에 띄는 영어 단어들이 있다.

 “Over take"란 말은 ”추월“이란 말이고 ”Over pass"는 “육교”를 의미한다. 필자가 가 본 북부 고속도로 휴게소중 “The Lakeshore"휴게소가 가장 마음에 든다. 먼저 고속도로 주행 중 차에 어떠한 문제가 생길 경우 이곳에서 자동차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 옆에는 만만한 “Treats"라는 편의점이 있다. 아이들을 동행하고 있다면 “Selecta" 아이스크림으로 그 옛날 나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아버지의 선심을 흉내 내봐도 괜찮다.

 화장실은 이 편의점 옆에 있는 화장실은 그저 그렇고 “Kitaro"뒷 편의 화장실이 깨끗하다. 아마도 휴게소 화장실 중 가장 깨끗하지는 않을지..단, 화장지는 비치되어 있지 않다.(바랄걸 바라셔..)

 옆의 식당, “Mochablends" coffee와 샌드위치,파스타, 버거등을 판다.

 햄버거로서는 거금인 165페소의 Harbour Bridge Burger Supreme은 통밀빵에 홈메이드 페티와 베이컨,토마토로 구성되어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호주산 고기를 취급하는 곳이다. (하버 브릿지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서 가까운 바다를 잇는 다리이다.) 호주 사람들이나 호주를 의미하는 단어가 “Aussie"이다. 반면 뉴질랜드에서는 “Kiwi"라고 스스로를 칭한다.

 달콤한 케?과 빵, 생과일 쥬스도 있다. 그 옆에는 “Apag Marangle"이라는 빰빵가의 ?있는 현지 음식을 판매한다.

 이미 독자들도 아시겠지만 빰빵가는 맛있는 음식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이 곳에서 수확되는 띨라삐아도 최상품의 대접을 받는다.

 150페소인 아침 뷔페를 이용해 현지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기를....

 할로 할로(필리핀식 빙수)와 팔라복을 파는 "Razon's" 옆에는 빰빵가의 기념품가게(Pasalubong)가 있다. 당연 비추(추천할 게 없다.)다. 볶음밥(Chanhan P62)이 가격 대비 아주 맛있는 “Kitaro"라는 세미 일식집인데 그들이 내세우는 메인 요리인 사시미나 스시는 사실 좀 약하고 볶음밥, 오무라이스, 교자 등이 건질만 하다. (물론 가격 대비, 세미는 어디 까지나 세미이니까..))

 그 옆에는 Lakeshore 분양 사무실이 있는데 들어가도 별로 반기질 않으니 굳이 들어가지 마시고..

 옆에는 가구 아울렛 매장이 있는데 눈요기(Window shopping)하기에 좋다.

 맥도널드가 그 옆자리에 위치, Free wifi acess 지역이다. (무선 인터넷 서비스 가능 지역)

 말 그대로 휴게소는 쉬어 가는 자리이다.

 아무리 이 곳이 편하더래도 양말까지 벗고 누울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옛날에 말이 교통 수단이었을 때에는 말에게 마초를 먹이며 휴식을 취해야 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교통 수단에서도 엔진의 열기를 잠깐 멈추게 할 필요가 있는 곳이다.

 앞만 보고 이제껏 질주하여 왔다면 이 휴게소에서 방향에 대한 수정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달려 온 이 길이 좌표의 부재 속에서 어떠한 실수는 없었는지에 대한 자기 검증의 시간이 용이한 곳이다.

 우리에게는 삶의 긴 여정 한가운데에서 곳곳의 휴게소같은 삶의 휴식처가 필요하다.

 삶이 만들어 놓은 피곤함속에서 너무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긴 기지개를 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휴게소를 통해 만들어 보는 것도 현명하리라 생각해 본다. 맛있는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도 잊지 마시고..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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