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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 맛있는 탕(마카티 맛깔네 식당)

등록일 2010년01월11일 12시27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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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10-01-11
 

한국인의 밥상에는 아무리 정갈하고 다양하게 반찬을 올려놓았다 하더라도 국 한 그릇이 없으면 웬지 허전하고 완벽한 상차림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지고 만다.
우리나라만큼 다양한 재료와 다양한 맛으로 끓여 먹는 탕문화가 발전한 나라도 드물다. 전세계적으로 우리처럼 숟가락을 모든 국민이 사용하는 나라도 없다. 그만큼 우리의 식탁에 있어서 국물 많은 요리의 비중이 크고 그래서 숟가락을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탕,국,찌개,전골,지리...
국물이 있는 비슷한 음식을 일컫는 말같기도 하면서 무언가 또 다른 차이가 있을 것 같은 이름들.. 탕은 국의 한자어이니 한 단어로 치면 될 것이다. 찌개와 국이 다른 점은 국은 내용물을 끓여 내어 국물이 주가 되어 국물을 떠 먹는 음식이며  찌개는 국물보다는 그 안에 들어간 주 내용물을 건져 먹는 것이다. 그러니 국물이 흥건하지 않고 바특하게 해서 먹는다.
그렇다면 전골과 찌개의 다른 점은?
찌개는 처음부터 익혀져서 서빙되고 전골은 냄비에 담아 온 재료들을 그 자리에서 익혀서 먹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리란 무엇인가?
지리는 일본 말로 고추가루를 넣지 않아 맵지 않게 끓여 먹는 맑은 탕을 의미한다.
그러니 복지리라는 말은 복 맑은 탕 혹은 복 맑은 국이라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소뼈를 오래 삶아 각종 첨가물을 넣어 주는 설렁탕, 곰탕, 갈비탕. 된장찌개, 김치찌개, 섞어찌개,부대찌개.순두부 찌개, 동태찌개, 비지찌개. 미역국, 소고기 무우국, 북어국, 김치국, 된장국,시래기국,재첩국, 청국장,육계장,장어탕,낙지 연포탕,알탕...얼마나 종류가 많은지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이다.사실 한국의 탕문화에는 빈곤이라는 과거 역사적인 현실의 아픔이 근저에 깔려 있다.
제한된 식재료들을 가지고 가능한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해야 하는 공동체 의식의 역사적인 산물의 결과이다.
나 혼자 독식하겠다는 자본주의의 이기적인 내면이나 추한 욕심을 지닌 원숭이의 꼬리는 없다.
부족한 재료이지만  탕을 만들어 양을 더 늘려 나누려는 나눔의 미학이 탕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내려 있는 것이다.
소뼈같이 허접한 식재료지만 그걸 이용해 국물을 우려내고 거기에 넣을 수 있는 첨가물들을 넣어
탕요리를 만든 조상의 검소하고 소박한 지혜가 담겨져 있다.
한국에 있을때 여름 휴가를 이용하여 두 딸과 아내와 1주일 간 기차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일주하는 여행이었는데 여행 중 전라도 음식에 반해 그 다음 해에는 아예 전라도에서 일주일간 먹거리만을 위해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비교적 유명한 맛 집들을 찾아 다녔는데 아침 식사는 그냥 간단하게 할 요량으로 눈에 뜨이는 아무 식당에 들어 갔는데도 얼마나 맛있던지..대단한 요리가 아니라 그냥 일상의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에서 감동을 받는 다는 것이 아이러니 할 정도로 맛있었다.
그런 평범한 탕음식이 맛있는 곳이 마카티의 “맛깔네 식당”이다.
사실 식당,”맛깔네”에는 뚜렷하게 매상을 크게 올려줄 만한 “큰”메뉴는 딱히 없다.
그러나 마치 인심넘치는 시골 밥상이나 어머니의 손에 의해 매일 차려지는 일상의 밥상을 통해 가족이라는 유대감이 이미 확보해 놓고 있는 정성과 사랑이 담겨져 맛깔난 맛의 진가를 발휘한다.
정갈하게 담겨져 나오는 갖은 밑반찬들이 엄마의 손에 의해서 간이 잘 베어진 듯 입에 맞는다. 일반 대중 식당에서 맛 볼 수 있는 자극적이거나 화학 조미료의 맛과는 거리가 멀다. 그냥 담백하며 맛깔난다.
직접 집에서 띄워 만든 구수한 청국장, 감칠 맛 나게 보글보글 끓여 나오는  된장 찌개나 돼지 고기 송송 썰어 나오는 김치 찌개,뜨거운 국물을 들이키며 시원하다는 말이 절로 나 올 북어 해장국이나 콩나물 해장국,얼큰한 뼈 해장국이나 염소 전골.
모두 단품의 메뉴들이지만 한식으로 푸짐하게 잘 차려진 백반 한 상을 받는 듯한 느낌이다.
별미로 팥칼국수도 잊지 마시길..
맛도 맛이지만 전라도가 고향이신 어머니의 큰 손을 닮아서인지 양도 장난이 아니다.
어떤 찌개를 시키든지 고추장 한 숟가락 달라고 해서 밥에 건더기들과 함께 썩썩 비벼 먹으면 달아났던 입 맛도 금새 돌아 온다.
맛있게 음식을 먹으면 맛있는 행복이 여운처럼 뒤따른다. 집에서도 얼마든지 만들어 먹을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아주 친근한 식단들이지만 특별한 손 맛 차이 하나가 맛에서 느끼는 만족을 크게 만든다. 그 특별한 손 맛은 어머니 손 맛에 대한 기억이다. 이국땅에서 살면서 엄마가 만들어 주셨던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입 맛이 그리운 사람들이라면 얼마든지 만족할 수 있는 식당임에 틀림없다.
특히 이국땅에서 삶의 무게에 지쳐 있다거나 어느날 갑자기 서러운 기분이 들어 어머니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당신의 입맛을 호강시켜 새로운 기운을 얻어 가기를 바란다.
우리의 조상들이 탕을 통해 이웃과 가진 것들을 나누었듯이 탕을 먹으며 아픔도 나누어 줄이고 위로도 나누어 배가시킨다면 그 얼마나 좋은 일인가.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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