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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형 목사의 한손엔 신문]Nobody nobody but you.

등록일 2009년12월18일 12시1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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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12-18
 

필리핀의 크리스마스는 정말 특별하다. 그것은 겉으로 나타나는 장식과 캐럴에서 뿐 아니라 필리핀 사람들의 정신과 삶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성당에선 성탄일 전까지 대림절(待臨節)기간에 9일 동안 매일 ‘심방가비(새벽미사)’라는 밤 미사를 드린다. 그래서 자정 전부터 아침까지 성당 근처는 사람들과 자동차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성당 안에 들어간 사람들 보다 많은 밖에서 미사에 참예하는 사람들을 위해 불가피하게 밖으로 확성기 소리를 밤새 내보낸다. 그 찬양소리, 설교소리 그리고 사람이 왕래하는 소리를 들으며 계절의 맛을 느낀다. 성탄장식도 교회나 가정, 영업장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공서나 기업들의 빌딩, 학교나 병원 등에도 대대적으로 한다. 그것이 11월이면 다 끝난다. 다만 크리스마스와 상관없는 사람들 그리고 한국인을 비롯한 타국인들은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저녁이 되면 빠진 이빨처럼 드문드문 불이 꺼져 있어서 옥에 티가 된다. 또한 캐럴도 10월부터 간간히 들린다. 필리핀 사람들은 7, 8월에도 농담 삼아 크리스마스 얘기를 꺼낸다. 그리고 방송진행자들도 크리스마스 100일을 앞둔 9월부터는 100일이 남았느니, 99일이 남았느니 하면서 자주 얘기한다.

그런데 올핸 아무래도 ‘노바디의 열풍’에 밀려 크리스마스 캐럴이 맥을 못 추는 것 같다. 필리핀 군도를 강타한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어디서나 아침부터 밤중까지 대세로 이어가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입에서 ‘Silent night, Holy night’ 보다는 ‘Nobody nobody but you.’가 쏟아지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노바디’는 ‘나는 너 뿐이다.’라는 연애감정을 표현한 말이지만 여러 경우에서 쉽게 쓸 수 있는 말이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로 나선 베니그노 아키노 전 상원의원과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노이 아키노 Jr.’ 상원의원을 향하여 그 지지자들이 “Nobody nobody but you(오직 당신뿐이다).” 또는 “Nonoy Nonoy but you(노노이, 오직 당신뿐이다.).”라고 합창을 해준다. 아마도 선거가 끝날 때까지 그렇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신부(神父) 한 분이 강론을 하면서 “Nobody nobody but you.”라는 말을 네 번이나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그 내용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당신이 그것을 해야만 한다.’라는 말씀이다. 필리핀에 많은 문제가 있는데 다른 사람이 그것을 해주기 바라지 말고 바로 내가 해야 한다라는 강력한 권면이다.

한편 얼마 전에도 납치되었던 아일랜드 신부(神父) 선교사가 풀려났는데 지난 13일에도 집단으로 억류됐던 46명이 풀려났다. 모르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종교와 이해를 초월하여 온 국민에게 더 없는 연말의 선물이 될 것이다. 온도이 태풍으로 인한 수십만의 피해자들, 화재로 인한 수만 명의 이재민들 그리고 정치, 경제,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그 설교의 말씀처럼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필리핀 사람들의 손에 달렸다. “Nobody nobody but you.”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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