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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맛있는 독일 레스토랑,(Mickey's Delicatessen)

등록일 2009년11월27일 11시2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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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11-27
 

독일을 연상하면 땅거미 지는 쉬바겡 거리를 안개비 맞으며 하나씩 켜져 가는 잿빛 가스등 사이로 걸었을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전혜린씨가 떠 오른다.

헤르만 헤세의 낭만과 니이체의 고독, 칸트의 이성이 묻어 있는 나라, 독일. 현대의 위대한 사상가 하이데거, 하버마스 또 칼 야스퍼스에 이르기까지 독일은 문학가와 사상가의 나라이다.

누군 가는 이렇게 많은 문학가와 사상가를 독일이 배출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맑지 않은 기후 탓이라고 했다. 음식 문화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독일은 인접 국가들에 비해 축복받지 못한 이 기후 조건 탓에 독일 음식이 화려하거나 세계 음식으로 널리 알려지지는 못했다. 이태리 요리나 프랑스 요리에 비해서 말이다. 일조량이 턱 없이 부족한 독일은 흉년이 들었을 때나 불순한 기상 조건 속에서 상당한 수확량을 얻을 수 있는 구황 작물인 감자를 주식으로 삼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도 돼지를 사육하는 데에 그런 기후 조건이 문제가 되지 않은 탓에 많은 돼지를 사육하면서 거기에서 취한 돼지 고기들을 저장하는 방법으로 소시지나 햄의 다양한 레씨피를 보유하고 전수하게 되었다. 독일 맥주가 유명한 이유도 인접 국가들이 좋은 토양과 많은 일조량을 통해 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여 좋은 품질의 와인을 얻을 수 있었던 것에 반해 독일은 척박한 토질 속에서 물 대신 맥주를 개발하는 자구책의 일환이었다.

좋은 조건에서 어떤 것을 이루어 낸 것에 비한다면 독일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것을 오히려 장점으로 전환시키는 강한 독일 민족의 근성을 이루어 놓았다.

아직도 후학들에게 강하게 영향력이 있는 신학자, 루돌프 불트만이 곳곳에서 인용하는 “그럼에도 불고하고, Nevertheless”도 독일인의 정신을 잘 드러내 주는 것 같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독일을 대표하는 음식, 맥주와 쏘시지, 햄이다. 독일 소시지와 독일식 호프를 처음 맛 볼 수 있었던 곳은 동숭동의 한 지하 건물에 위치했던 “하이델베르그”였던 것 같다. 항상 돈이 부족했던 우리들은 주로 “쏘야”(쏘시지 야채 케찹 볶음)에 흑맥주를 시켜서 먹었다.

맥주에 쏘시지는 아주 잘 어울리는 안주이다. 당시 선망의 안주는 모듬 쏘시지였다.

여러 종류의 쏘시지들이 넓고 큼직한 접시에 담겨 나오는데 수제 쏘시지들로서 다양한 맛과 크기의 쏘시지와 처음 보는 흰 쏘시지도 있었다.

여기에 관련된 필자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분명 성인용이므로 18세 미만은 여기서 이 컬럼 읽기를 멈추거나 인쇄되기 전 사전 검열로 편집해도 좋을 것 같다.

대학생 시절 한창 테니스에 빠져 있을 때였다. 무더운 여름에서 땀을 흘리며 테니스를 쳤는데 무리하게 땀을 너무 많이 흘렸더니 사타구니에 땀띠가 생겨 쓰라렸다. 테니스를 치고 난 후 맥주가 얼마나 시원하고 맛있는가? 그 날도 어김없이 맥주를 한 잔 걸치고 집으로 갔는데 아직도 땀띠 때문에 사타구니가 쓰렸다. 자기 전에 파우더를 사타구니에 마구 뿌리고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지퍼를 여는 순간 깜짝 놀랐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허옇게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순간 어젯 밤의 일을 떠 올리며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그 날 저녁 하이델베르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고등학교 동창이 월급 날이라고 우리들을 불러 모았다. 첫 월급이라 자기가 쏜다는 자신감 있는 말투와 함께 꿈에 그리던 특모듬 쏘시지 세트가 나왔다.

다양하고 군침을 돌게 만드는 여러 종류의 쏘시지... 아 그런데 한 쪽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흰 쏘시지도 함께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나는 아침의 일이 자꾸 연상 되면서 도저히 그 흰 쏘시지만은 먹을 수 없었다. 그 옆에 함께 놓여진 쏘시지 마저도... 독일인들이 쏘시지, 감자와 빵을 주식으로 먹을 때 빼놓지 않고 먹는 것이 있으니 바로 사우어 크라우트라는 우리 식의 김치이다. 양배추를 식초에 절인 것인데 필리핀식으로 본다면 “아차라”에 해당한다.

 

우리의 입 맛에는 썩 맞지는 않지만 채소가 결여되기 쉬운 독일 음식에서 아주 필요한 영양 공급원이다. 오늘은 마카티 벨에어 빌리지 2, Orbit Street에 위치한 독일 레스토랑, “Mickey's Delicatessen”을 찾아 왔다.

가드가 문을 열어 주자 알프스 소녀 같은 복장의 웨츄레스들이 환한 미소로 반긴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을 차지한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왠지 포근하게 느껴진다.

왼 쪽 한 쪽 코너에는 Lartizan Bakery에서 독일 빵이 아닌 프랑스 빵을 판매하고 있고 가운데에서는 Take out할 수 있는 햄과 치즈, 쏘시지, 수입육들이 투명한 냉장 유리 속에 즐비하게 놓여 있다. 오른 쪽의 오픈 키친 속 그릴에서는 바비큐 요리들이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다.

Mickey's는 독일 뮌헨에서 100년도 넘는 전통 있는 식당으로 Michael Beck이라는 독일인이 이 곳 마닐라에 문을 열었다. 대표적인 메뉴는 그들만의 독특한 레씨피로 만드는 수제 쏘시지, Nuremberger Bratwurste(손가락 사이즈 만한 쏘시지)이다. 6개가 480 페소이니 가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10개 짜리는 680페소) 머스터드 쏘스를 듬뿍 발라 먹으며 독일 쏘시지의 제대로 된 맛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독일의 또 다른 대표 음식격인 슈바이 학센도 맛 볼 수 있다.

슈바이 학센은 독일식 돼지 족 요리인데 우리 같이 족발은 사용하지 않고 넓적 다리 요리라고나 해야할까? 칠판에 씌어진 그 날의 주방장의 추천 메뉴에도 눈길을 줄 만 하다.

 

독일의 전통 음식들뿐만 아니라 이태리의 파스타와 샌드위치도 강추할 만 한 메뉴이다.

Mickey's Super Sandwich는 6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의 초대형 샌드위치인데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도전해 볼만한 메뉴이다.(1,250 페소) 미국산 앙거스 안심 스테이크(US Angus Tenderloin), US Prime Ribeye, 연어 스테이크(Salmon Steak), 어린양(Lamb) 스테이크의 별미도 느낄 수 있다.

상 미구엘 생맥주를 비롯하여 독일에서 공수된 다양한 종류의 독일 맥주, 홀랜드의 맥주 등 맥주 매니아들을 가슴 설레게 만드는 장소임에 틀림 없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며 왠지 독일의 한 거리를 걷고 싶을 때, 정신 없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쉬고 싶을 때, 시원하게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나를 위로해 주고 싶을 때. 이 곳, Mickey's 에서 음식 맛 이상의 만족을 얻어 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주소 : 144 Jupiter Corner Orbit Street. Bel-Air 2 Village, Makati City

연락처 : 897-9963, Website : www.mickeysdeli.net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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