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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한 비야님의 “그건 사랑이었네”

등록일 2009년11월19일 11시14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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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11-19
 

몇 주 전 이 곳의 어떤 모임에 강사로 초빙되어 온 대학 동창과 오랫만에 해후할 수 있었다.

단순한 대학 동기의 만남이 아니라 대학 시절을 지겹게 붙어 다녔던 친구인지라 만남은 더욱 반가웠고 15년이 넘는 공백이 있었음에도 하나도 어색하지가 않았다.

집으로 초대하여 저녁 식사를 나누며 대학 시절의 얘기를 시작으로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들에 관해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그런데 얘기 도중 은퇴후의 생활에 대한 그 친구의 계획을 들으며 아니 우리가 벌써 은퇴후의 삶도 고려해야 한단 말인가하며 적잖은 황망함을 느껴야 했다.

대학교 신입생때 스탠드의 뭇 여학생들의 눈길을 의식하며 테니스 코트에서 사력을 다해 스트?을 날리던 일,

경기가 끝나고 원샷으로 병에 든 콜라를 들이키던 모습,

춘천댐으로 밤낚시를 떠났다가 10월 말의 한기와 습기로 텐트를 걷고 네 시간 가량 시내를 찾아 밤길을 걷던 모습, 종로 외국어 학원에 영어 강좌를 등록하러 갔다가 독일어 여선생님에게 반해 독일어 강좌를 등록해 버린 일,

인천의 어느 큰 청소년 집회에서 그 친구는 밴드의 세컨 키타를 잡고 나는 사회를 보았던 일,

그 친구 누나의 주선으로 미팅에 나가면서 마음이 떨렸던 일,

이랬던 시절이 바로 며칠 전처럼 기억이 뚜렷한데 노후 대책이라니...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아닌게 아니라 그 친구 얼굴도 자세히 들여다 보니 20대의 탱탱한 피부는 보이지 않는다.

거울의 내 모습을 들여다 보자 과연 나 역시도 사진첩에 있는 20대의 모습과는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진다.

세월의 모습은 이렇게도 지나고 가버린 뒷 모습만 가지고 있는 걸까?

세월을 먹으면서 사실 우리는 많은 것들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대개의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는 소중한 가치와 순수함, 아름다운 고백, 무조건적인 신뢰, 따뜻한 배려와 이해, 계산되지 않은 사랑등을 거친 세상과 냉엄한 현실을 핑계로 잃어 버리기도 한다. 때론 현실의 보편적인 데이타 속에서 그것들은 지키기에는 귀찮고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노련한 판단하에 외면당하기가 일쑤이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는 어느 한 사람은 세월이 지날수록,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착해지며 더 순수해지며, 소중한 이상을 구체적으로 현재화 시켜 가며 자기의 아름다운 삶을 조각하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한 비야이다.

그녀는 나를 모르겠지만 1996년 그녀가 처음으로 책을 출판하였을때 부터 나는 그녀의 광팬이 되었다. 잇달아 출판한 그녀의 책들과 일련의 행보들을 언론이나 매스컴을 통해 들으며 속으로 그녀의 안녕과 응원을 빌었었다.

갑자기 유명해져 공인이 되어 버리면 그것들로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녀는 전혀 달랐다. 그녀의 순수성은 더 깊이있게 자리를 잡고 어떠한 현실의 타협적인 요구를 일말에 거절하고 외면하며

그녀의 소신있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한 번은 어떤 기업의 광고 모델이 되고 얻은 모델 광고료 1억을 월드 비젼의 새로운 세계 시민학교 프로젝트에 모두 쾌척하였다. 당시 딱 그만큼의 돈이 필요한 형제도 있었다고 한다. 그녀 역시도 얼마나 안타까운 결정을 하여야 했을까? 그러나 그 형제도 한 비야의 그런 결정에 부담을 주기는 커녕 오히려 광고료를 고스란히 기부하는 일은 대단이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라며 그녀를 진심으로 격려해 주었다고 한다. 그녀의 삶은 결코 호락호락한 편한 삶이 아니었다.

아니 보통 사람들중 저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묻는다면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그녀는 미국 유타 대학교 언론 홍보대학원에서 국제 홍보학 석사를 받고 버슨 마스텔러라는 국제 홍보 회사에서 고속 승진하던 시절, 어릴 적의 꿈을 실현코자 사표를 던진다.

이 후 7년 간에 걸쳐 세계 베낭 여행, 그것도 오지의 나라들을 여행하였다.

오지에서 만나는 가난하지만 순수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그녀를 월드 비젼 긴급 구호 팀장으로 만들어 재앙으로 인해 가장 힘들어 하는 세계 곳곳의 절망과 아픔의 현장에서 7년 가까이 동참하게 하였다. 이런 오지 여행의 경험과 NGO(Non-Governmental Orgation)로서의 현장에서의 일들을 더듬으며 보다 더 전문적인 NGO가 되기 위하여 미국으로 다시 유학길에 떠나기 전의 그녀의 얘기들을 이 책에 담아 내었다.

그녀가 개인적으로 충분히 편하고 쉬운 삶을 살며 많은 것들을 누리고 살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렇게도 어려운 길을 걸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는 “그건 바로 사랑이었네”라고 어떠한 주저함 없이 말하고 있다.

앞 서 밝힌데로 몇 주 전 이 곳의 강사로 초빙되어 온 친구가 한국에 돌아가서 자신의 저서들과 함께 보내 온 책이 바로 이 책이다. EMS 상자를 뜯으며 얼마나 마음이 설레였던지..(이미 이 책을 보낸다는 이 메일을 미리 받은 터라)

정말 천천히 꼼꼼히 읽었다. (필자의 독서 습관은 좀 다독에 속독을 즐기는 편이다.)

정말 아까워서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를 수록 일부러 끊어 읽었다. 대개의 수필집 같은 경우 서점에서 선 체로 다 읽어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한 비야님의 책들은 충분히 소장의 가치가 있다. 밑줄도 좀 긋고 별표도 칠하면서 읽을 만 하다. 모처럼 아주 맛있게 책을 읽었다.

군데군데 눈물도 많이 흘리면서..최근 나에게 이 만큼 영향을 끼친 책은 없었던 것 같다.

40대 중반을 넘기며 이래저래 현실적인 이유들 속에서 잃어 버리고 있는 자아에 새로운 자극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까지 살아 왔던 나의 삶들을 더듬어 보며 새롭게 의미있는 일들을 계획하며 나를 다시 찾아 가는 일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마저 생겨났다.

과연 우리가 살면서 “성공”이란 어떤 모습일까?

유명한 배우가 되어 화려한 레드 카펫이 주인공으로 살면 여자로서 성공한 것일까?

그렇다면 그런 모든 것들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했던 최진실의 자살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기업의 총수가 되어 돈과 명예를 다 획득한 삶이 성공한 삶일까?

그렇다면 현대의 정몽헌회장, 두산의 박용호 회장,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 부진씨의 자살등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 책에서 인용된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은 성공을 이렇게 정의하였다.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

깊어 가는 가을, 당신의 세월 역시 가을 같다면 이 책을 통해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봄같이 시작하는 당신이나 당신의 자녀들에게는 세계인으로의 삶을 준비한다는 의미에서라도 맛있게 읽어 보시기를 권면합니다.

우리의 삶이 자신의 이기적인 목표의 실현에만 있지 않고 세계의 아픔과 기쁨에 기꺼히 동참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다름 아닌 “그건, 사랑이었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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