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후원하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네이버톡톡
맨위로


 

[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맛있는 숯불 갈비(1)(서울 숯불갈비 編)

등록일 2009년11월06일 11시00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뉴스일자: 2009-11-06
 

한국의 대표적인 숯불 갈비집은 이상하게도  왕릉의 이름을 지닌 식당들이 많다.
가령 태능 갈비, 홍릉 갈비,서오릉 갈비 심지어 그 유명한 수원 갈비도 사실인즉 수원,화성의 융건릉에서 비롯되었다.
원래 조선시대에는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하여 농사를 근본이라 여겼고 따라서 농사 짓는데 필수불가결한 소의 도축을 엄격하게 금지시켰다.
그러나 왕릉을 완성하는데 최소한 6개월 이상의 공사 기간이 걸리는바 고생하는 인부들의 원기를 위해 소의 도축을 묵인해 주는 특별한 혜택이 있었고 산릉제례(능제)의 음식으로 소고기가 사용되었다. 그러다 보니 소고기를 이용한 궁중 요리 비법들이 능 주변의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되었고 곧 이것은 능 주변의 맛깔난 소갈비와 육고기 전문점의 탄생과도 직결되었다.
학창시절 없는 돈을 어떻게 만들어 친구들과 태능 갈비를 찾아 나섰다.
야외에 차려진 갈비집들이 즐비하다. 인근 배밭에서는 배가 잘 열릴 것을 알리며 화려하게 배꽃이 만발하다. 순진한 시골 아주머니의 웃음을 메밀꽃이 닮았다면 배꽃은 까탈스럽고 눈 높은 서울 아가씨의 도도함을 닮았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 미팅에서 만났던 이화여고나 대학에서 다시 부딪치는 이화여대생 모두 그렇게도 도도하게 굴었던 것일까. 괜실히 기분 나쁘면서도 멋지게 보이던 육사 생도들에게 속으론 약간 위축되면서도 보무도 당당하게 갈비집에 들어선다.
(그들은 신입생때에는 식당 출입이 금지되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러니 그런 규율에 억메어 있는 그들보다 우리가 훨 낫지 하며..배밭으로 유명한 태능은 갈비를 재는데 배를 사용하였다. 배에 있는 석쎄스라는 성분은 고기를 연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숯불을 피우며 고기굽는 냄새와 연기를 품어도 야외에 마련된 식탁은 옷에 고기 냄새가 베지 않는 큰 장점이 있었다. 그리고 숯불에 익는 고기의 맛이란 진짜 죽음이다. 죽음같은 공포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맛이다.
그 때 제일 맛있는 고기란 돈이 없을때 먹는 고기의 맛이 최고라고 느낄 수 있었다.
호주머니에 일인분 분량의 돈을 가지고  이인분을 시킬 수 없는 상태에서 남아 있는  세 점이 가장 맛이 있다. 결국 절제의 맛이 성숙한 사람이 맛 볼 수 있는 숙성의 맛이다.
배부르면 맛의 여운을 가져갈 수 없다는 말이 새삼스레 느껴진다. 오늘은 필리핀에서 숯불 갈비의 2인자이기를 거부하는 마카티 피불고스 서울 호텔 1층에 위치한 서울 숯불 갈비를 찾아왔다.
서울 숯불 갈비의 탄생은 오래 전에 마닐라에서 식당가를 주름잡던 “원조 초가집”이 영업을 재개하면서 일종의 브랜치를 낸 것이다. 서울 숯불 갈비의 대표 주자는 역시 생갈비이다.
흰 서리가 선홍빛 붉은 단풍에 내린 것 같은 육고기의 마블링이 군침을 돌게 만든다.
생갈비로 배를 1/3정도 채운 후  1/3은 양념 갈비로 주문해 먹으면 두 가지 만족을 누릴 수 있다.
나머지는 역시 이 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군계일학의 메뉴, 돼지 껍데기이다.
이 곳에서 돼지 껍데기를 먹다 보면 마포 최대폿집에서 친구들과 먹었던 그 맛이 그대로 기억된다. 쫄깃쫄깃한 돼지 껍데기는 “먹는 콜라겐”이다.
껍데기가 가지고 있는 젤라틴 성분은 피부 노화를 막아 주고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도 좋다.
뼈와 관절에도 아주 유익한 영양소이다. 돼지 껍데기를 얘기하면 꼭 회자되는 사람이 있으니 1950년대 중국 대륙을 통일한 마오쩌등(모택동)이다.
그가 젊은이 못잖은 근력을 자랑할 수 있었던 배후에는 그의 favorite인 돼지 껍데기에 있었다고 한다. 돼지 껍데기에는 교질이 풍부해 몸 속의 진액을 보충해 주기에 충분하였고
조선 시대에도 저피수정회(돼지 껍데기를 푹 삶아 묵처럼 굳힌 음식)라 하여 상류층들의 술안주로도 각광을 받았다.
서울 숯불 갈비의 돼지 껍데기는 매운 맛과 플레인 한 맛 두가지가 있는데 플레인한 맛도 약간 매운 맛이 들어 있으니 자신의 식성에 맞추어 주문하면 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잘 익힌 돼지 껍데기를 콩가루에 묻혀 먹을 수 있도록 콩가루가 제공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돼지 껍데기와 콩가루의 만남은 기가 막힌 맛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서울 숯불 갈비는 광양 석쇠라는구리 석쇠를 사용한다.
이 구리 석쇠는 다른 어떠한 석쇠들에 비해 열전도율이 뛰어나고 골고루 전달하기 때문에  고기가 잘 타지 않고 고기 맛을 훨씬 좋게 만들어 준다. 마지막으로 시원한 물냉면을 들이키면 서울 숯불 갈비에서 “맛”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직접 만들어 놓은 육수는 만족할 만하다. 고명으로 올라와 있는 고기 한 점의 부위가 이미 육수가 예사롭지 않을 것임을 예감할 수 있도록 만든다.
시원하게 국물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들이키며 과식의 미안함에 Gym을 찾아 나서야 겠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한인뉴스 필리핀뉴스 한국뉴스 세계뉴스 칼럼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