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정(32기)
활동분야: 낙농
활동기관: 가가얀 주립대학 카라바오 지역센터 (PCC-CSU, Cagayan State University)
Pasalubong은 필리핀 사람들에게 일상적인 문화다. Pasalubong이란 한국어로 ‘선물’을 의미하며 타 지역을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그 지역의 특산물이나 작은 간식거리를 사가서 가족과 함께 나누는 것을 말한다. 한국에서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가서 돌아올 때 선물을 사오는 것과 같은 의미인 것 같다.
버스를 타기만 해도 Pasalubong으로 간식거리들을 파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주로 치차론, 부코파이, 바나나칩 등을 판매한다. 휴게소에서도 Pasalubong 상품들은 쉽게 찾을 수 있으며 특정 지역에서는 그 지역 특산물을 Pasalubong으로써 상품화돼 판매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바기오는 그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는 딸기를, 팜팡가는 터론을 pasalubong으로 판매한다.
단원으로 활동하기 시작할 때, 현지인의 집에서 홈스테이를 한 적이 있다. 이 집의 아들들도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오면 부코파이나 브라우니 등의 간식거리를 사오곤 했다. 필리핀 현지인의 집에 사는 우리도 그들의 문화를 함께 하고자 카라바오 껍질을 튀긴 과자인 치차론을 Pasalubong으로 사갔다. 그들은 우리가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굉장히 좋아했다. 필리핀 사람들은 작은 것도 나누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 후, 우리가 바기오에 간다고 하자 “바기오는 딸기가 특산품이다.라는 식으로 거듭 말해 은근한 압박을 받기도 했다. Pasalubong은 타지역을 방문하고 그 지역의 특산물을 함께 나누자는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어야 한다. Pasalubong을 강요하거나 당연하게 생각하면 좋은 의미가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Pasalubong이 아닌 사오는 사람의 마음을 고맙게 생각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외국인에게 Pasalubong문화는 정이 오가는 필리핀 문화로 느껴질 것이다.
Pasalubong문화는 KOICA단원들 사이에서도 자리 잡았다. 다른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올 때엔 비싸진 않지만 마음이 담긴 Pasalubong을 사와 선물하곤 한다. 받는 사람도 그 사람의 마음을 알기에 고마움을 표현한다. 우리도 필리핀 문화를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필리핀 사람 다 되었다’는 소리를 들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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