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년 전 본국의 전국체육대회에(이하 체전) 처녀 출전할 때는 각국 교민들의 실력이 고만 고만이었다. 그래서 필자 같은 사람도 메달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는 10개국 내외여서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16개국에서 출전할뿐더러 현역선수들 또는 선수출신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아마추어 실력으로는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 이번 체전에도 각 종목에 그런 실력자들이 대거 출전하여 동네서 날고 기는 실력으론 그 문턱을 넘기에는 역부족임을 실감했다. 체전에 참가하는 교민선수들의 실력이 이렇기 때문에 선수발굴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교민사회는 선수를 양성하는 기관도 없고, 예산도 없다. 그래서 10만의 교민인구 중에 선수출신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그들의 자발적인 봉사(?)를 바라는 것이다. 지식이든 기량이든 자기가 가진 것을 이용하여 자기 주위를 이롭게 하는 것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의 마땅한 도리다. 축구, 볼링, 탁구, 스쿼시, 골프, 테니스 등 여섯 종목을 놓고 16개국의 교민들이 매년 한 자리에서 만난다. 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체전에 출전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시도(市道) 대표선수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민대표로는 매년 출전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교민사회 발전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선수는 등장하라.
부정선수 시비
체전출전 자격은 해외 체류 3년 이상인 대한민국 사람이거나 한국인의 자손들이다. 자손들에 대해선 그것이 몇 대까지 가능한지는 규정이 없는 것 같다. 아무튼 해외체류 3년을 채우지 못한 선수들이 출전해서 매년 시빗거리가 된다. 위의 규정은 너무 간단해서 모순이 많다. 이를테면 필리핀에서 반년을 살았어도 제3국에서 체류한 것이 3년을 넘으면 필리핀 교민대표선수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모호한 규정은 해외체류 3년을 넘긴 사람은 어느 나라의 교민대표선수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들어선 그 나라에 입국한 증거만 있으면 그것을 가지고 선수자격을 충족시킨다. 대한체육회는 규정을 좀 더 세분화해야 하고 또 각국의 대한체육회 지부들은 성적에 혈안이 되어 양심을 파는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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