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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버스의 맛있는 이야기]맛있는 돌 잔칫상(한식 뷔페, 산성 編)

등록일 2009년10월30일 10시4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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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10-30
 

며칠 전 지인의 첫 아이 돌잔치에 다녀왔다. 질병이 많아 유아 생존율이 극히 적었던 그 옛날, 첫 돌은 한 해를 건강하게 지내고 맞이하는 비로소 탄생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무병장수를 바라는 마음으로 돌 떡과 돌 음식을 만들어 여러 이웃들과 나누어 먹었다. 그러니 돌 잔칫상은 이웃과의 나눔과 베품, 자녀에 대한 축복과 기원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 어느 잔칫상보다도 더 풍성하고 다채롭게 잔치 음식이 준비된다. 현대에 와서 주로 뷔페라는 식사 형태로 잔치가 벌어진다.

뷔페(Buffet)는 스웨덴語로 “Smorgasboard”라고 하며 “Smor”는 “빵과 버터”를 “Gas”는 “가금류구이”,”Board”는 “널빤지”를 뜻한다고 한다. 그러니 “빵과 가금류 구이 등을 식탁에 놓아 마음껏 먹게 한다.”라는 말이다. 물론 8에서 10세기경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해적, 바이킹들이 해적질을 한 후 널빤지 위에 술과 음식을 자축하거나 노획물을 갖고 귀선한 그들에게 가족과 이웃들이 큰 잔치를 베풀어 주었던 것에 유래된다. 그 후로 중세기 프랑스 귀족들이 즐겨 찾던 식사 형태가 되었고 일본에서는 아직도 뷔페 식당을 바이킹 식당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정말 여러 종류의 음식을 많이 먹고 싶어서 뷔페 식당이 한동안 유행되기도 했었다.

특급 호텔에서만 제공되었던 뷔페 식당이 대중과의 첫 만남은 그러하였다. 어렸을 적 부모님을 따라 간 첫 뷔페 식당의 입구에서 아버지께서는 토하기 전까지 먹으라는 엄명을 내리셨고 최대한 열심히 먹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받으신 후 입장하셨다. 또한 우리는 본전을 못 찾을까 봐 최대한 많이 먹을 수 있는 기지를 발휘하려 애를 썼고 저녁에 뷔페 식당을 가는 날은 의례 점심 식사쯤은 굶어 주는 것이 예의였다. 물이나 음료수는 가능한 자제하고 최대 10접시를 목표로 먹는 중에도 소화를 시키려고 안간힘을 썼다. 몇 접시를 해치우고 나서도 다시 빈 접시를 찾아 나서는 자식들을 부모님은 대견하다는 격려의 눈길을 보내 주셨고 몇 접시 못 먹고 배를 쓰다듬으며 의자에 기대고 있는 자식에게는 다음에는 본전 아까워 너는 못 데리고 오겠다는 협박까지 일삼으셨다. 많이 먹고 잘 먹는 것이 그 당시 식탁의 예절이었으면서 동시에 웰빙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 과식은 다소 미련스러운 식습관이며 건강을 위해서는 경계해야 할 식탐에 불과해졌다. 분명한 것은 “과식은 미식을 이해하지 못한다”이다. 과식하는 사람은 음식의 참 맛을 느끼지 못한다. 그 혹은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맛”이 아니라 “양”이기 때문이다. 뷔페나 잔치 음식에는 절제의 미학이 필요하다. 또한 잔치 음식에는 기름진 것들이 많으니 가능한 조절의 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욕을 다 발휘해서는 안 되는 것이 뷔페나 잔치 음식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진짜 본전 생각을 한다면 보다 적게 먹는 것이 건강의 본전을 지키는 것이다.

 

마닐라에서 맛있는 밑반찬을 가장 풍성하게 내놓는 곳으로 마카티의 “산성”을 쫓아갈 식당은 아주 드물다. 이런 저런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산성에 와서 메인 요리 하나 시키고 다양한 밑반찬을 푸짐하게 먹는 “산성 밑반찬 매니아”들이 교민들 중에 꽤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게 다양한 밑반찬들이 정갈하게 준비되는 “산성”이 잔치, 뷔페 시장에 뛰어든 것은 어쩌면 이미 준비되어 있는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산성이 내놓는 식단들은 비록 이국 땅의 한국 식당이지만 전혀 현지化와 타협함 없이 전형적인 한국인의 입 맛을 재현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곳에서 돌 잔치 음식들을 먹으면서 한국에서의 잔치 맛을 그대로 느낄 수가 있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국의 전형적인 잔치 음식들에 비해 덜 기름지다는 것 또한 산성 뷔페의 장점이다. 전채 요리에 해당하는 청포묵, 오징어 오이초 무침을 필두로 채소 샐러드, 소고기 파인애플말이, 닭강정, 잡채, 족발,편육, 새우튀김, 갈비찜, 동그랑땡, 김밥, 황태구이, 아구찜, 맛살산적, 불고기, 겉절이김치, 시래기 무침, 소고기미역국 등 한식이 눈물겹도록 펼쳐진다.

음식을 좀 가려 먹거나 까탈스러운 사람들과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단 구성은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스럽게 만들어 준다. 특히 산성의 주 메뉴인 아구찜, 코다리찜, 해물찜은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콩나물과 쫀득쫀득한 아구 볼때기살이 양념과 잘 어울리며 가끔씩 어금니에 씹혀 터져 나오는 미더덕의 향과 즙은 입안에 풍미를 만들어 놓는다. 산성을 갈 때에는 역시 절제와 조절의 식욕과 미각을 가지고 간다면 가장 한국적인 맛의 긴 만족을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친절하신 여사장님 덕분에 인생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규민(사무엘 김)이의 돌잔치가 더욱 환하게 기쁨의 꽃으로 화알짝 피어날 수 있었다.

“규민아...항상 넉넉한 웃음을 잃지 않고 건강하며, 현명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기도하마..”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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