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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사랑해~!’ ] 2장 4편. 옛날 이야기를 해 주어라

등록일 2009년10월09일 10시4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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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10-09
 

가끔씩은 내 아내에게 옛날 이야기를 해줍니다. 한가한 오후나 잠 안오는 밤에 편안하게 앉든가 누워서 옛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바나나나 혹은 다른 과일, 차나 과자 등을 먹으면서 하는 이야기는 내 아내가 하품을 할 때까지 계속합니다. 물론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는 옛날이야기의 분위기는 아니더라도 말입니다.

 

슬픈 사랑 이야기도 좋고, 웃기는 어느 바보의 이야기도 좋습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슬퍼하고 같이 웃는 내 아내는 아주 편해합니다. 이야기 꺼리는 대부분 나의 할머니가 해주었던 옛날 이야기이며, 때로는 내가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도 해줍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고 자주 사용하는 말의 어원이나 뜻을 풀이 해주면 더욱 좋아합니다. 내가 해 주는 이야기가 반드시 교훈적이 아니라도 상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야기를 들어주는 내 아내가 있고, 이야기를 하는 내가 있으면 그뿐인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해피엔드(Happy End)고 즐거운 이야기 들입니다.

 

가끔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 심청전이나 흥부전을 각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과 성춘향의 나이를 아십니까? 이도령과 춘향이 만날 당시 그들은 열다섯, 열여섯이었습니다. 또는 어찌 어찌하여 암행어사 출두를 겪고 나서 춘향은 이도령(이제는 암행어사가 된)과 동행하여 한양으로 이사를 가지요. 그 이후 둘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마도 한양에 가서 양반집들과의 교류가 있었을 테고, 또 그러다가 춘향이가 이러쿵저러쿵 이야기 꺼리의 주인공이 되었을 것이고, 아마도 춘향이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당시 이도령의 하던 일로 보아서 집에도 잘 안들어 왔을테고, 그렇게 아름답지 못한 결말이 났을 것입니다. 혹은 미모의 춘향이고 보면 이도령의 근처에 있던 고관대작들의 호감을 샀을 것이고 또 그로 인하여 이도령은 숨이 넘어갔을 지도 모릅니다.

 

이런 이야기들의 끝은 없습니다. 엔들리스 스토리(Endless Story)입니다. 그러니 흥미진진하고 생각을 하게 되겠지요. 하는 김에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하나 더 해볼까요? 우리가 잘 아는 흥부와 놀부라는 형제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성씨가 무엇인 줄 아십니까? 또는 왜 그들의 성씨를 우리는 모르게 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흥부전의 거의 앞쪽에 나오는 연씨형제 이야기라는 대목을 우리는 왜 간과하고 잊고 말았을까를 생각하곤 합니다.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문제들을 내가 물어보고 내 아내는 생각해보고 그러다 같이 답을 만들고 하는 과정 중에서 때로는 “까르르”하며 함께 웃고, 때로는 서로를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고, 서로간에 더 많이 가까워지게 되는 것입니다. 또는 우리나라의 지명에 얼킨 이야기도 많이 하곤 합니다. 압구정은 조선시대 한명회가 말년에 시도 짓고 쉬면서 지내던 정자의 이름이었습니다. 자신이 부관참시(剖棺斬屍)의 변을 당할 것이라고 예견이나 했었을까요? 아마도 한강변이어서 경치도 좋았을 것입니다. 지금의 압구정동(狎鷗亭洞)은 많은 인파와 아파트에 차들만 많지요.

 

신문로는 서대문(돈의문 : 敦義門)의 별칭이 신문(新門)이었습니다. 사대문 안으로 들어오려면 그 서대문을 지나게 되는데 이 서대문을 신문이라 하여 신문로라 된 것이고, 그곳에 우물이 하나 있었다고 해서 그 동네이름이 우물 ‘井’字를 써서 정동(井洞)이라고 합니다. 말죽거리는 영화로도 유명하여 졌으나 그 영화보다 훨씬 더 오래전에 파발마가 잠시 쉬어가던 곳이지요. 이관의 난 때 인조가 피신을 하기 위해 가다가 허기가 진 지라 말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말위에서 죽을 먹은 곳이라 하여 말죽거리라 하기도 하며, 조선시대 우리나라 각 지역에 간이 역의 역할을 하는 도찰을 두었는데 당시에 있던 간이역 역할을 하던 이곳에서 말을 쉬게하여 말죽거리라는 ‘설(說)’도 있습니다. 압구정도 그렇고 신문로도 그렇고 지금은 양재사거리라고 불리는 말죽거리도 그렇고 시공을 뛰어 넘나들며 이야기 꽃을 피우며 지내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루할 틈이 없고 신나하며 편안해 합니다.

 

그리고 잊혀진 옛말에 대하여도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어처구니나 시치미, 혹은 고시래(고수래) 등 말입니다. 사냥하는데 사용하던 새(매)의 꼬리에 붙여 두었던 이름표를 시치미라고 하고, 맷돌의 나무로 된 손잡이를 어처구니라고 하며, 음식을 먹기 전에 조금 떼어서 귀신들에게 먼저 주면서 외치는 소리가 고시래 입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구연동화를 연습하기도 하고, 더욱 중요한 것은 책을 많이 읽어 두셔야 합니다. 때론 혼자 있게 되었을 때 아내를 생각하면서 책을 열심으로 읽으시기 바랍니다. 만일 혼인을 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아예 시간을 정하여 그리스로마 신화도 읽으시고, 삼국지도 읽어 두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끊임없이 이야기 꺼리를 준비해 두면 많이 편리하기도 하고 자신의 사고방식이나 생활에 요긴하게 쓰일 수도 있게 됩니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 어느 교수 한 분이 사람이 젊어서 읽어야 할 책 세 권을 알려주신 바 첫번째가 그리스 로마 신화이며, 두번째가 성경이고, 세번째가 프로이트라고 한 말이 떠오릅니다. 내가 여기에 동양의 책인 삼국지를 덧붙인 것입니다. 오늘은 따스한 이야기 꺼리를 준비하여 아내에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서 두분이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며 행복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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