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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할끼타 필리피나스]새벽 여행의 묘미(妙味)

등록일 2009년09월11일 17시5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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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9-11
 

최태현

분야: 컴퓨터

근무지: 민도로주립농업기술대

 

새벽 3시.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나 떠날 준비를 한다. 다른 단원들은 이미 각자 임지로 돌아가 버려 혼자 일어나 부산을 떤다.

새벽 3시48분.

마닐라발(發) 바탕가스행(行) 버스 안. 이른 새벽이지만 24시간 운행하는 이곳 정류장은 항상 일하는 사람으로 붐빈다. 택시에서 내려 버스를 고르고 타려는 동안 “싸 안?”을 외치면 말을 걸어오는 아저씨들. 그럼 난 “바탕가스 삐에르~”하고 외친다.

가끔 귀찮을 정도로 다가오는 아저씨들도 있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 참 열심히 산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침 6시 5분.

이제 조금만 가면 바탕가스 항구에 도착한다. 새벽부터 시작된 여정이라 오는 동안 잠들어 있다가 도착할 즈음 눈을 떴다.

창밖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사람들이 부지런히 걸어간다. 이제 7~8세 쯤 되어 보이는 어린학생들이 이른 새벽부터 교복을 입고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덩치는 조그마한 애들이 커다란 가방을 한, 두개씩 가지고 다닌다. 멀리서 보면 커다란 짐 꾸러미가 걸어가는 것 같다.

날이 밝는 대로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필리핀 사람들. 아마도 전기세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다 보면 어린 아이들도 등교가 빨라진다. 거리가 멀면 언니 동생들이랑 한참을 걸어 등교를 한다.

필리핀에 와서 이렇게 가끔 새벽에 버스를 타고 다닐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마주치는 이런 새벽 풍경들.

새벽부터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학교에 가기 위해 새벽 일찍 등교하는 어린 아이들까지, 나의 오늘과 지난날을 돌아보게 하는 풍경들이다.

봉사활동이라는 명목 하에, 한창 일할 나이에 해외에 나와 세월을 무의미하게 보내고 있지는 않는지, 혹 갑갑한 현실을 피해 도피 중 인건 아닌지, 하는 마음에 자괴감에 빠져들곤 한다.

아침 7시 45분.

쾌속선 배안.

물결에 반짝이는 햇살이 눈부시다. 이 사람들은 이 시간에 민도로엔 무슨 일로 가는 걸까. 직장이 설마 민도로에? 그러기엔 조금 늦은 시간.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기에 지금 출근은 조금 늦은 편이다. 아무튼 한 시간 여를 기다린 끝에 배에 올랐다.

이미 떠올라 있던 태양은 하늘과 바다를 밝게 비추고 있다.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밝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나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질 수 있는 시간. 이런 것이, 그저 그런, 평범한 새벽 여정(旅程)속에서 느끼는 묘미일 것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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