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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할끼타 필리피나스] '대화' '이해' 그리고 '사랑'이란 글을 적으며∙∙∙

등록일 2009년08월06일 17시2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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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8-06
 

김정범(28기)

활동분야: 관광

활동기관: 에큘레오 농업기술대학(다니갓 분교)

(Surigao Del Norte Colllege of Agriculture and Technology)

 

 

나는 2007년 11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 KOV단원으로 한국에서 국내훈련과 필리핀에서 현지훈련을 통해 현지의 문화와 언어를 습득한 후 지금 활동하고 있는 디나갓 프로빈스(Dinagat Province)로 파견됐다. 디나갓은 필리핀에서도 가장 마지막으로 독립한 주로써 재정기반, 전기 도로 기반시설들 등이 열악한 지역 중에 한 곳이며 민다나오 북동쪽 끝 지역이다. 약 80 평방 킬로미터 정도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인구 8만의 가장 작은 주다.

필리핀에서 오래 생활 하신 분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지역이며 현지인들에게도 생소한 지역임에 틀림없다. 나는 이곳에서 KOICA의 예산과 지역개발의 방법을 지원받아 현지인의 소득창출 및 고용창출을 위한 관광 상품의 개발과 시설을 지원 관리하고 있으며 지역홍보 및 주민과 지방정부와의 교류로 거창한 국위 선양은 아니더라도 한국의 이미지 제고 그리고 KOICA의 대외원조 및 협력에 이 지역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더 왕성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올해 1월 8일부터 21일까지 대학생 봉사단원 25명과 이 그룹을 이끄는 대학교수님 두 분과 KOVA(Korean overseas volunteer association) 간사님 한분과 함께 짧지만 보람된 2주간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나는 여기서 현지의 모든 진행을 맡게 됐다. KOVA에서 진행 협조 요청을 받았을 때는 한국홍보와 마을주민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려니 기뿐 마음에 들떠있었다. 내가 약 30명 가량 되는 한국인을 외국 사람을 거의 접해 보지 못한 지역에서 활동한다면 큰 인상을 심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처음부터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봉사단원들이 도착하기 전 숙소 및 봉사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일부터 30여명을 수용할만한 시설이 없었던 것이다. 작은 바랑가이(한국 리에 해당)에 콘크리트집도 손으로 꼽을만한 동네에서 30여명이 묵을 숙소를 구한다는 불가능하다. 렌트 하우스가 있을 리는 더욱 더 만무한 일이고 그렇다면 몇 그룹씩 나눠서 따로 수용할 수도 없는 일이다. 평화롭고 조용한 동네이지만 어린 학생들을 따로 분리해둔다면 사고발생의 원인을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에 고민했다. 이윽고 쉽게 정답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역주민들과의 대화였다. 내가 모른다면 지역주민은 알고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이 지역을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그건 오직 한국인 사이에서다. 수십 년간 살아온 지역주민을 따라갈 수는 없는 일.. 바랑가이 캡틴(이장)을 찾아가서 마을주민들과 토론과 회의를 거쳐 순수 봉사가 아닌 선교나 봉사단과의 마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을 가졌고 우리의 입장과 그들의 입장을 이해시키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마을회관과 교회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봉사 활동 시 주민들에 엄청난 참여를 유발해내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만약 이들과의 대화 소통의 과정이 없었다면 주민들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무슨 목적으로 활동을 하는지 궁금해 할 것이며 의심어린 눈초리로 보게 될 시선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나와 주민들은 한걸음 더 성숙한 신뢰를 가지게 됐다. 그 후에도 섬 지역으로 봉사단이 사용할 시멘트, 페인트, 콘크리트 블록, 목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역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디나갓과 인접한 수리가오 시 역시 각종 자재들이 부족해 500킬로미터 떨어진 다바오 시에서 자재를 구입하기를 수차례 반복한 후 봉사단이 사용할 식기 하나부터 작업할 때 필요한 장갑 하나까지 약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준비됐다.

드디어 수리가오 공항, 세부 발 70 인승 쌍발 프로펠러기가 도착하고, 그곳에서 30여명의 학생들이 20살에서 26살까지 앳되고 철없어 보이는 학생들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총28명 중, 여학생 15명, 남학생 10명, 2명의 여교수님, KOVA 여자 간사분.. 험한 지역에서 많은 여성분들이 잘해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철없는 아이들의 모습에 점점 걱정이 생기고 있었다.

 

사전 협조로 시에서 지원해준 차량으로 시청으로 이동, 시장님과의 짧은 면담을 가진 후 디나갓으로 향하는 50인승 작은 방카(필리핀 수상이동수단)에 몸을 실었다. 넘실대는 파도 위에 작은 방카 위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학생들을 보고 나의 가슴에 잘 해날 수 있다는 희망 같은 무언인가가 생겨날 때 쯤 우리를 태운 방카는 어느 새 거친 바다를 거쳐 섬에 다다르게 해주었다.

그리고 봉사단들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환대를 보게 됐다. 마을 주민이 모두 나와 그들을 환영한 것.

 

*경비행기를 타고 수리가오에 도착해서 시장님과 면담을 가진 뒤 배를 타고 한 시간을 가니 우리를 반겨주는 디나갓 섬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학생들은 많은 시간 노력한 공연을 보여줬고, 주민들은 모두 나와서 박수를 치며 우리를 반겼다. 조용하게 숙소로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주민들이 모두 나와서 반겨주는 모습에 가슴이 울컥하면서 눈물이 날 뻔 했지만, 내가 이곳에서 해야 하는 일에 대해 당위성을 찾고 내 마음을 다시 가다듬을 수 있는 계기로 삼았다.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학 사회복지학과 서정은 봉사 활동 후기 중)

 

이렇게 봉사활동은 시작됐다. 그들의 봉사활동의 목표는 섬의 유일한 국립 대학교 분교에 천장 작업 및 진입로공사, 페인트칠과 벽화그리기 그리도 초등학교에 도서관을 꾸며주고 주민들의 위생교육, 한국어 교육, 영화제 그리고 한국의 날 행사로 한국 알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처음 학생 및 단장 KOVA 그리고 현지 진행을 준비한 나와의 사이에 약간의 의사소통에 문제로 인해 오해가 있었으나 우리의 목표는 항상 같은 곳에 있었다. 지역에 대한 봉사인 것이다. 우리는 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결론을 가지고 있기에 차근히 일들을 진행해 나갔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룰을 정하고 그 룰을 지키려 노력해고 작은 충고에도 귀 기울이며 자신들에 임무를 해나갔다.

그러나 며칠동안 잠잠하던 비는 봉사단원들이 도착한 일주일 내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들 자신들의 일에 소홀함이 없었다. 누구하나 할 것 없이 우비를 챙겨 들고 페인트와 콘크리트를 지고 나르며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발벗고 뛰기 시작했다 부상자가 속출해도 누구하나 쉬는 것을 반기는 사람이 없었다. 자신이 아프거나 쉬게 되면 다른 봉사단원이 힘들지는 않은지 자신의 일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하며 자신의 일을 완수했고 서로의 배려하는 모습에 감동이 북받쳐 오르기가 수차례였다.

 

팀원들은 파스와 반창고를 붙여가며 정말 열심히 일했다. 힘든 와중에도 서로를 걱정하고 챙기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특히 남자팀원들이 여자팀원들에게는 쉬라고 하고서는, 웃통을 벗은 채 쏟아 붓는 비를 맞으며 시멘트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찡했다. 아프면서도 티내지 않으려고 하고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에 속상하기도 했다. 팀원들은 우리는 만신창이클럽이라며 웃어 넘겼다.

(성신여자대학교 생물학과 길 선진 봉사 후기 중)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이곳 수도시설이 없어 물을 길어 쓰는 이곳에서 현지인들과 같은 식사를 하면서도 봉사 단원들은 불평이 없이 늘 밝은 모습으로 자신의 일을 진행해 나가가면서 점차 허술하단 학교 건물이 새 단장을 시작했다.

 

조금만 불편해도 눈살을 찌푸리며 편리한 곳을 향해 두리번거리던 나. 너무나 창피했다. 불편과 편리로 나누어 생각하고, 마치 나는 깨끗한 곳에만 살 수 있는 존재처럼 생각하는 마음을 쉽게 떼어낼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디나갓 숙소에서 빗물로 샤워하기, 물을 퍼서 직접 내려야 하는 화장실, 반찬 1개가 전부인 식사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전주교육대학교 컴퓨터학과 박은영 봉사 후기 중)

 

 

 

 

 

 

 

 

 

 

 

 

 

 

 

 

건물과 도로가 새롭게 변해가는 것은 그들에 단순한 육체적인 노력이 따라오는 것이기에 그리 놀랍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활동으로 변해가는 주민들의 모습은 실로 놀라웠다.

봉사활동 기간 중에 바랑가이 축제가 열렸다. 축제로 인해 널려진 쓰레기가 아무렇게나 방치된 걸 보고 나는 바랑가이 청소 제의를 했고 학생들은 흔쾌히 따라주었다. 모두들 쓰레기봉투를 들고 청소를 시작한지 얼마 안돼 연세든 어르신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은 우리 모습에 너나없이 쓰레기봉투를 들고나와 같이 청소를 시작했고 결국에는 청년과 아이들까지 모두 합세해 청소했다. 28명의 봉사단원이 두 시간 넘게 작업해야 할 분량이 눈 깜짝할 사이 담배꽁초 하나 없는 깨끗한 동네로 바뀌게 됐다. 주민들과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치워진 동네를 보며 스스로도 놀라는 눈치였다. 이렇게 작은 시작이 누구하나 치우려 들지 않았던 마을을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하여 행동 하나가 그들을 이해시키고 협력을 이루어 내는 관계가 발생하게 된다. "대화" "이해" 그들은 짧은 기간에 그것을 이끌었고 이제 서로에 공감대의 형성으로 그들의 활동은 이제 거침이 없었다.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그들의 활동에 점점 탄력을 받고 있었다.

 

마을을 방문했을 때에도 현지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잘 전달되었고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현지사람들을 만나면서 기대만큼이나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너무 친절하게 협조해 주셨기에 더 효과적으로 봉사할 수 있었던 듯싶다.(한신 대학교 사회복지과 김수영 봉사 후기 중)

 

그동안 입시와 개인적인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서 아등바등 거린 내 모습이 생각나 수치심까지 느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어김없이 폭우가 쏟아지던 날에 현지 목수 한분이 자신의 할 일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작업에 혹여 방해가 될까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까지도 모든 일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 주셨고, 그런 마음이 감사하여 여기에 계실 필요 없다고… 집에 가셔도 된다고 하였지만 오히려 목마르지 않냐며 손수 코코넛까지 따다 주셨다. 처음에는 이 사람이 일찍 집을 가게 되면 일당을 못 받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했었지만 현지 간사님께 들어보니 무일푼으로 우리를 도와주고 계시다는 것이었다. 다시 한 번 나란 인간이 얼마나 치졸하고 현대사회의 졸렬한 인간임을 느끼는 순간 이었다.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건국대학교 건축공학과 유명선 봉사 후기 중)

 

봉사단과 주민들 사이에는 "사랑"이 싹텄다. "대화"과 "이해" 후 사랑이 따라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을까.. 주민들은 그들의 노고에 서로 도우며 사랑과 우정을 쌓아갔다.

그들의 더렵혀진 발을 닦아주고 아이들과 입 맞추며 이방인이 아닌 인간 대 인간 피부색, 국적, 남녀노소, 지휘고하를 막론한 사랑 그 자체인 것이었다. "대화" "이해" "사랑" 그들은 사전에서 표현해 내지 못하는 봉사를 실천해나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디나갓을 'Province of Love'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들은 돈이 많거나 생활환경이 풍족한 것도 아닌데 항상 하얀 치아를 들어내며 환하게 웃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사랑에 빠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예쁜 뜻의 별칭을 가진 디나갓에서 정말로 저는 말이 통하지 않아도 그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지금도 생각나고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Province of Love’에서 우리가 정말로 서로를, 또한 현지인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영어 영문학과 박지영 봉사 후기 중)

 

말은 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난 당신이 좋아요. 사랑합니다.’ 그런 음성이 마음을 울립니다.

그래서 눈물 나게 행복하고 또 행복했습니다. 피부색도 언어도 너무 다른 우린, 어느새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들을 통해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그들을 통해 사랑을 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살며시 웃으며 다가와 우산을 씌워주던 리스터, 발이 더럽다며 장갑에 물을 뭍혀와 내 발을 닦아주던 제펄슨과 리지날도. 내 손을 잡고 환하게 웃어주던 크리스티나. 그 밖의 현지인들. 그들에게 이글을 바칩니다. (한국교원대학교 유아교육과 윤나라 봉사 후기 중)

 

봉사단은 매일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매일 밤 한국영화를 상영했고 바랑가이 짐(Gym)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려는 주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학생들은 비가 들이 치는 숙소에서 새우잠을 자면서도, 매일 고된 작업을 하면서도 봉사활동에 막바지에 이루어질 한국의 날 행사를 위해 밤늦게까지 한국무용 태권도 안무 연습을 하면서도 피곤하지만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의지가 넘쳐 흘렀고 한국문화와 언어를 세계 널리는 아니지만 이 작은 섬에 널리 알리려는 그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봉사의 막바지 한국의 날 행사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백의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부 주지사와 몇몇의 정치인들과 정부관리가 참석한 가운데 한국의 날 행사가 시작됐다.

 

 

봉사단은 그동안 준비한 태권도 부채춤 안무 등을 선보이며 한국 알림이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고 한국어교육을 수료한 학생들은 한국어 노래를 발표하며 주민들과 봉사단은 점점 더 하나로 이어졌으며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한국 음식 만들기, 전통놀이 등을 진행하며 더 많은 한국문화를 알리고 한국 홍보 대사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매일 밤 쉬지 않고 한국의 날 행사를 위해 불굴의 투지를 보여 준 태권도 팀, 부채춤 팀, 랩 팀, nobody와 무조건을 추었던 댄스팀. 악천후와 구름떼같이 몰려든 인파 속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웃음 잃지 않고, 페이스페인팅, 풍선아트, 족자 만들기, 비눗방울 놀이, 투호던지기, 민속놀이, 요리 만들기 등을 진행 해 주신 모든 팀원 분들이 대견하게 느껴집니다.(경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성범 봉사후기 중)

 

 

 

"대화" "이해" "사랑" 이후 우리는 모두 이별을 예감하고 있었다. 디나갓에서 섬은 나가는 날 하늘에서는 어김없이 비가 쏟아졌다. 이별을 아는 주민들과 학생들은 그저 눈물만 흘렸다. 눈물을 숨기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나조차 눈물이 났다. 하지만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모든 것은 돌고 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금은 잠시 떨어져 살아갈지 모르지만 우리들 가슴속에 품은 16일간의 그 추억은 평생 동안 우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나는 믿고 싶다.

 

우리 봉사단원들의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 가슴속에서 흘러내리는 눈물만큼이나 하늘에서 비가 엄청 내렸다.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처음 올 때처럼 많은 사람들이 배웅해 주었다. 비가 옴에도 불구하고 직접 짐도 들어주었으며 배가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나 역시 비를 맞아가며 현지 친구들에게 있는 힘껏 손을 흔들어 주었다. 우리가 해주려고, 아낌없이 주려고 온 것 인데...오히려 우리가 얻어가고 배워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인제대학교 기계공학부 서명원 봉사 후기 중)

 

내가 느꼈던 필리핀 디나갓(Dinagat) 아이들은 이런 경쟁 사회를 아직은 느끼지 못한 얼굴들이였으며 가식적인, 인위적인 등과 같은 단어들과는 어울리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 왠지 모를 부러움이 봉사 기간 내내 계속 되었다. 우리가 준비해간 아주 작은 부분들에 감동하고 감사해하는 디나갓(Dinagat) 사람들은 우리가 봉사를 하러간 입장 이었지만 봉사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자주 느끼게 해주었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전자 공학부 한재웅 봉사 후기 중)

 

그들에게서 받은 마음의 선물을 앞으로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지 큰 숙제를 하나 얻은 느낌이다. 하지만, 이 숙제는 앞으로 내가 살아 갈 삶에 있어서 늘 함께 할 과제이지만 조금도 부담스럽거나 힘들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이 내게 보내준 그 미소와 따뜻한 마음을 가슴속에 품고 있으면 그것으로 인해 행복 바이러스는 자연스럽게 전파 될 것이기 때문이다.(선문대학교 북한학과 조병욱 봉사 후기 중)

 

돌아오는 공항에서 오바마 신임 대통령의 역사적 취임식을 지켜보면서 미국이 건국 후 230여년의 시간을 거쳐 비로소 피부색을 뛰어넘는 변화를 수용하며 하나 됨을 향해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한 것처럼 우리 팀도 2주라는 기간 동안 강렬한 경험의 공유를 통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면서 비로소 하나가 되어가는 체험과정을 돌아 볼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의미 깊은 우연의 일치였다고 생각됩니다. 2009년 1월 필리핀의 특별한 섬, 디나갓에서 특별한 2주를 함께 하며 그렇게 우리도 하나(We are One, Too)가 되었습니다.(인덕 대학교 비서정보학과 학과장 교수 유근선 봉사후기 중)

 

이렇듯 2주가 지나고 서로의 사랑을 뒤로한 채 그들과 나는 활동을 마감했다. 그들의 활동은 끝이 났지만 KOICA 단원인 나의 임무는 아직 많이 남아있다. 더욱더 많은 사랑을 심어줄 누구도 나에게 지시하지 않은 임무이다.

꿈만 같았던 16일 이란 날이 지나고, 오랜만에 누워보는 나의 침대에서 나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가 들려오는 빗소리에 눈을 떠보니 마음한구석 아니 내 가슴이 너무 허전하게 비어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파온다.

봉사단들은 다시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가서 충실하게 살면서 가끔씩 지났던 날들을 추억하며 미소 지으며 자신도 모르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리고 철없이만 보였던 첫 대면, 옷은 더러워지고 정리되지 않은 마지막 모습 하지만 그 마지막 순간이 제가 보기엔 이들은 가장 당당하고 자랑스러워 보였다.

이별은 ‘만남을 위한 준비’라고도 한다.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다음 만남을 준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많이 고마웠고 자랑스러웠으며 사랑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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