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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형 목사의 한손엔 신문]조국이 있기에

등록일 2009년07월02일 15시5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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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7-02
 

조국이 있기에

 

근대사에 있어서 우리 민족만큼 질곡의 세월을 산 민족도 드물다. 35년 동안의 일본의 강제점령과 한국동란 그리고 좌우익의 대립 등이 바로 그것이다. 나라 잃은 설움을 안고, 그 잃은 나라를 찾아보겠다고 가족과 조국산하를 등지고 만주벌판의 눈보라 속을 헤매던 우국지사들, 그러다가 일본경찰에 붙들려 갖은 고문을 당하고, 옥살이를 하거나 죽어간 순국선열들이 얼마이던가. 동족상잔의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어느 골짜기인 줄도 모르는 곳에서 산화하여 미처 묻히지도 못한 주검의 살은 썩어 벌레의 밥이 되고, 뼈는 아직도 작은 소나무 밑에 나뒹굴고 있다. 군번도 없이 싸우다가 죽어간 유격대원들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이름도, 국립묘지에 묘비도 없다. 또한 휴전선이 고착화된 이후에 약 30년 동안 북한에 보내졌던 소위 북파 공작대원들, 그들의 대부분은 북한에서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역시 월남전에 파병되었던 비둘기부대, 맹호부대, 백마부대 그리고 청룡부대원들도 많은 수가 죽고, 중상을 입었다. 이렇게 수 없이 많은 청춘들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수십 년 동안 밤을 지새우며 기도를 올렸던 가족들도 수백만에 이른다. 그들은 모두 조국이 불렀고, 조국이 가라고 명령하는 곳에 갔으며, 거기서 죽거나 다쳤다. 그것만이 조국을 살리는 길이고 또한 자기가 사는 길이라고 믿었기에 그렇게 청춘을 불사른 것이다. 총탄에 맞아 어머니를 부르다가, 부르다가 절명한 귀한 아들들, 눈에 삼삼 어리는 아내와 자식들을 세상에 버려두고 먼저 하늘 길로 향한 남편과 아버지들, 고향의 애인과 친구들을 뒤로 한 채 다시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난 사람들을 생각해보라. 그것을 상상하면 정상적인 인간의 심정으로는 목이 메고,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을 보면 조국이 본래부터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나라요, 올림픽이나 월드컵 축구경기를 치를 수 있는 나라이며 또한 OECD 가입국이었던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모름지기 우리 조국은 많은 사람들의 피로 이루진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의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운동을 격하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것들도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운동에 비하면 나라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희생된 생명만도 백 배나 되며, 세월도 몇 배나 길다. 그런데 본말이 전도되어 고귀한 것을 모르고 살아가기 때문에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각종 운동을 하며 소리를 한껏 지를 수 있는 것도 자유민주주의의 조국이 있기 때문인데 이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나서니 집단행동을 하는 것을 말릴 수는 없다. 그러나 인생 70-80을 살면서 나라 없는 설움과 함께 많은 격동기를 거치며 누구 보다 조국애가 몸에 배인 어른들의 말씀을 “보수꼴통”들의 잔소리로만 듣지 말자는 것이다. 자신들은 이제 곧 세상을 비우겠지만 그 세상을 차지하고 살아갈 후손들의 번영과 피와 죽음으로 지킨 조국의 장구함을 소망하기 때문에 하시는 말씀들이다. 우리는 조국이 있기에 이렇게 어깨를 펴고 살아간다. 그 조국을 사수하기 위해 조국이 부르는 곳에 달려가 “어머니!”라는 외마디소리를 지르며 숨을 거두거나 중상을 입은 분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조금은 자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유월이 되었으면 한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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