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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할끼타 필리피나스] 정 주니까 정 주더라

등록일 2009년06월08일 15시4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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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6-08
 

전세창

활동분야: 원예

활동기관: 국립레온농대(Leon National College og Agriculture)

 

현지 생활 체험수기를 기술하기 이전에 정과 사랑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 하고자 합니다.정과 사랑은 다른 것인데 혹자들은 같은 의미로 생각하는 경우가 흔히 있는 것 같습니다..   

정이란 "주는 것이고", "드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쌍방이 한마음이 되는"것이지만. 사랑이란 "하는 것이고" "받는 것이고" 쌍방이 한마음이 되지 않고 상대방이 나를 싫다 해도 나 혼자 "일방적으로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필자는 사랑과 정은 뉘앙스(Nuance)가 다르고 생각합니다.

이는 굳이 국어사전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당시의 시대 상황을 가장 보편적으로 잘 표현 한다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보아도 정과 사랑의 차이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예를 들어 보았습니다.

어떤 대중가요 가사를 보면 "정을 주네~ 정을 줘~" "정들자 이별 어쩌구 저쩌구..."  노래하지 "사랑 주네~ 사랑을 줘~" "사랑 들자 이별 어쩌구 저쩌구"하지 않습니다.

 또한 사랑은 혼자서 일방적으로도 할 수 있으니까 "짝사랑" 이란 말이 있지만 정은 쌍방이 한 마음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짝 정"이라는 말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랑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연인끼리 헤어지고 싶을 때 “사랑하니까 너의 행복을 위해서 헤어지자”고 말하지요.

혹시 쌍방이 한 마음이 되는 정을 말 할 때 “나는 너를 ‘정’한다” “내가 너를 ‘정’하니까" 헤어 지자고 말하는 것을 들어 보았는지요? 

각설하고 필자는 여기서 정과 사랑의 정의를 따지자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사랑’이란 말을 비하하자는 것은 더욱 아니고요 다만 ‘정은 사랑보다 한 차원 위에 있는 인간관계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봉사활동 근무처인 학교는 각종 지원 등으로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큰 문제가 없지만 이해관계가 없으면서 근무처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늘 같이 지내야 하는 주민들과 정답게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이웃 사람들 사이에서 왕따 당하지 않고, 나 혼자서 짝사랑 하지 않고, 서로 정이 들어서 이웃 주민들로부터 칭찬받고 존경받는 대한민국 국민, KOICA 봉사단원이 되기 위해서 아주 작은 일이고 많은 선배, 동료들이 이미 해 본 일이지만 ①어린이 사진 찍어주기(P5.5 짜리 정 주기). ②한국음식 나누어 먹기(국제전화로 만든 양배추 김치)등을 실천한 결과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감히 사례를 정리했습니다.

 

5.5페소짜리 정 주기; 어린이 사진 찍어주기

저는 일로일로시에서 지프니로 20여분 거리에 있는 사반나(Savannah)라는 빌리지에 살고 있습니다. 자가용 승용차를 소유한 가정이 많은 것으로 보아 주민들의 살림 형편이 비교적 괜찮은 빌리지이지요. 또한 한국 사람들이 몇 집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나 아직 한 사람도 만나 본 적은 없습니다.

제가 사는 집과 인접한 이웃은 네 집(Nen, Oskal, Ivan, Gina) 이며 Oskal(부인: Korny)을 제외한 3집은 30-40대부인들만 집에 있고 남편은 별거 또는 외항 선원이어서 10개월 정도에 한 번씩 휴가를 온다고 하더군요

저는 사진 전문가도 아니며 공부한 적도 없는 문외한이죠. 다만 사진 찍기를 좋아해서 집사람과 함께 여행을 할 경우 집사람한테 구박을 받아가면서 200여장씩 사진을 찍어 CD에 보관해두고 가끔 다시 보곤 하지요.

 사진 찍어 주기는 Oskal의 4살 된 딸 Angel부터 시작했지요. 왜 어른들부터 안 찍어줬냐구요? 필리핀은 집집마다 아이들이 많고 또 필리핀 사람들이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어른들은 초상권 문제가 오히려 화가 될 것같은 두려움이 있어서 어린이들만 했습니다.

 또한 자기 자녀들의 사진을 찍어 엄마에게 주니까 부모들이 아주 좋아하면서 몇 번씩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애들 또한 즐거워 하니까 돌 하나 던져서 밤 두 개 따는 소득이 있었지요.

보통 사진을 찍을 때 애들을 세워놓고 “치즈, 김치” 하고 폼을 잡으라고 하지만 저는 어린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장면 그대로를 찍어 준 것이 더 큰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이들과 부모도 함께 찍을 수 있도록 초상권 문제도 해결됐고 만나면 사진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서로간의 정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으면 동리 아이들 뿐 아니라 학교 학생들에게도 반드시 인화해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물론 사진 값은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진 3R규격 1장 5.5페소의 정을 주면 그들은 영원한 추억의 정으로 간직할 때 이것이야 말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 주기 사업”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국제전화로 만든 양배추 김치 ; 한국음식 나누어 먹기

이곳 사람들도 우리나라 같이 서로 음식을 나누어 먹는 문화가 있더군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제가 사는 집이 중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자주 보게 됐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외톨이고 자기들끼리만 노는 구나’ 하던 한편 서글프기도 하고 괘씸한 생각도 들기도 했어요.(어떤 음식은 맛이 이상해서 줄 까바 걱정될 때도 있었지만...)                           

사실 그 당시 저는 간신이 밥 끊이는 것 외에는 만들 줄 아는 음식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눠어 먹을만한 음식이 없으므로 생각 끝에 나와 같이 찹수이(Chopsuey) 만들어 먹자고 제안을 했지요. 아주머니들이 찹수이 재료를 적어주면서 사오라고 하기에 SM슈퍼마켓에서 양배추, 돼지고기, 피망, 양파, 버섯, 사요테, 메추리알, 당근, 롱빈, 찹수이 소스 등등을 구입하고 이웃 주부들과 같이 만들어서 찹수이 파티를 한 후 그들과 성큼 더 정이 들게 됐습니다.

 그 후 몇 일 지나서 미국LA에서 일하고 있던 Korny의 남편 Oskal이 귀국을 했습니다. 서로 인사를 하고 찹수이 파티 이야기를 했더니 자기는LA에서 가끔 김치를 사먹었는데 맛있더라. 김치를 만들 줄 아느냐? 하고 묻기에 얼떨결에 ‘만들 줄 안다, 내가 만들어서 Oskal에게도 줄 수 있다고 대답을 했어요.

그날 이후 걱정이 되어 잠도 설치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KOICA 이천 훈련소에서 김치 만드는 교육을 할 때 착실하게 배울걸 하고 후회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생각다 못해 한국에 있는 집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 이야기를 한 결과 배추김치는 어렵고 국제전화로 교육를 받으면서 양배추 김치를 만들어 보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다음날 양배추 김치 재료와 전화카드 (Globe load)500페소짜리 2개를 산 다음 3시간에 걸쳐 양배추 김치를 성공적으로 만들어서 이웃들과 함께 정을 나누어 먹게 되었지요, 맛있 다고 맨손으로 정을 집어먹는 Oskal. 난생 처음 만들어본 양배추 김치. 그것도 국제전화로 만든 기록중의 신기록을 계승해 이제 양배추 김치 만들기는 자신 있게 되었습니다.

 집사람이 방문차 왔을 때 이웃 사람들이 반갑게 맞이해줬고, 돌아갈 때 쯤해서 한국음식을 만들어서 이웃들에게 접대하자고 하더군요.

그러나 재료가 만만치 않아서 김밥과 김치, 닭도리탕, 오징어복음, 돼지불고기, 숙주나물 등과 음료수는 콜라 대신 보리차로 했는데 모두 즐거워하더군요..

특히 필리핀 쌀로는 김밥을 만들기가 어려워서 일본쌀을 구입했으며 Nen은 SM city에서 김밥 한 조각에 10페소씩 판매한다면서 김밥 만드는 것을 별도로 가르쳐 달라고 해서 같이 김밥을 만들면서 가르쳐 주었습니다.

음식을 맵지 않게 만들려고 설탕을 많이 넣는 등 준비를 잘해서 그런대로 잘 됐습니다.  그러나 Korny는 조금 매운 것도 먹지 못해서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 같이 된 것 같아 지금도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군요.

식사 중에  Nen “나도 김밥 만들 줄 안다, 나하고 김밥 장사 할 사람 나오세요” 하고 소리치는 바람에 장내가 웃음 바다가 되는 등 서로가 정이 들 수 있는 좋은 자리었습니다.

 

오는 정이 먼저일까? 가는 정이 먼저일까?

흔히 말다툼이 할 때 서로 상대방에게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지" 하면서 말 다툼이 최고도에 달하고 급기야는 큰 사건화 되는 것을 볼 수 있지요.  또 ”오는 정이 있어야 가는 정이 있지“하면서 서로 자기 중심으로 다툼을 이끌어 가는 일도 많이 볼 수 있더군요.

 저는 지금까지 어떤 것이 정답인지 잘 모르고 그냥 저냥 살아 오다가 KOICA 봉사단원이 되어서야 정답을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정답을 다 아실 것 같아 직접 기술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외국에서 생활 하면서 이웃 주민들과의 돈독한 정을 유지하려면 어떤 것이 정답인지 저 보다 더 잘 알고들 계실 것이니까요.

선물 주니까 선물 오던가요? 그러나 정을 주니까 정이 오더군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이야.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도 있는 법이고. 알겠지?” 하시던 할머니의 말씀이 귓전에 울립니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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