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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할끼타 필리피나스] 가난한 사람 중에도 가난한 사람들

등록일 2009년05월28일 15시0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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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5-28
 

조연아(33기)

활동분야: 관광

활동기관: 라누사 지방자치정부(Municipality of lanuza)

 

대단하다는 것과 덜 대단하다는 것은 당신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가진 자와 없는 자의 차이 역시 당신의 마음에서 오는 시선의 차이일 것이다.

 

많은 외국생활과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나는 여러 사람들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들의 공통된 마음은 단 하나 ‘행복한 삶’이였다. 행복해질 수 있게 해달라는 소박한 바램이다. 내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능력이나 경제력은 없다. 단지 내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을 그리며 세상에 알리는 일뿐이다. 나를 통해 이들을 보게 되는 이가 있다면 언젠가는 그 마음이 이들에게 전달되리라.

 

내가 있는 곳은 수리가오 델 수르의 라누자라는 지역이다. 조그만 마을을 이곳에서 ‘Barangay(바랑가이)’라고 불리는데 난 Lanuza Barngay에서 관광개발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 들었던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과 두려움은 이제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지역은 아름답고 매우 평화로운 작은 마을이며 나에게 편안함을 가져다 주는 곳이다. 이 지역에서 유일한 한국사람은 우리 봉사단원뿐. 필리핀에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지만 이런 외진 곳엔 아직 한국인의 발길이 닫지 않았다. 가끔은 외로움이 날 힘들게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외로움보다 새로운 생활이 날 견디게 한다. 나 역시 이들과 함께 이곳 Lanuza에서 행복한 삶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매주 금요일 오후면 시청직원들과 함께 집 없는 이들을 위해서 집 짓는 일을 도우러 간다. 필리핀 돈으로 17,000페소(한화 약400,000만원)면 한집을 짓는다고 한다. 한집에 두 가족이 묵게 될 집을 짓고 있는 중이며, 이 집들은 가난한 사람 중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집이라고 동료직원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하긴, 어려움에 있는 사람만이 그 어려움을 안다고 했다. 이들은 서로 도와가며 더 불행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들의 행복을 나누어 주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뜨거운 햇빛 아래 ‘PasPas(빨리빨리)’를 외쳐가며 서둘러 벽돌을 쌓아나갔다.

 

무거운 벽돌과 시멘트를 나르며 더위에 약하고 땀이 많은 나는 어느새 온몸이 땀에 젖어 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벽돌을 나르는 내 양팔이 떨리기 시작했고 나를 염려해 주는 직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땀 흘린 만큼 보람이 크다고 할까. 마시는 물맛이 달콤했다.

 

우기철 역시 피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긴다. 지난 1월 하늘에 구멍이나 난 듯 비가 많이 내려 결국 홍수피해 가족들이 여럿 생겼다. 앞바다의 파도가 넘치며 밤마다 무서운 천둥번개를 동반했던 쉽게 잠들 수 없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처음엔 나만을 생각했다. 이러다 고립되고 갇혀 지내며 우리 집까지 잠기는 건 아닐까? 사무소에 전화해서 이 상황에 대해 알려야 되지 않을까? 하지만 나의 약한 마음에서 오는 두려움은 동네 피해가족에 대해 알고는 창피한 마음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집이 없는 사람들과 집이 열악한 사람들은 이미 대피명령과 함께 학교로 이동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의 최소한의 먹을 것을 나눠주기 위해서 난 다음날 바로 동료직원들과 함께 학교로 가서 쌀과 라면을 나눠줬다. 나보다 그리고 우리보다 힘든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용기와 겸손함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앞으로 나에게 펼쳐질 새로운 삶이 기대되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봉사생활을 즐긴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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