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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할끼타 필리피나스] 2008년 6월 대한민국 촛불과 필리핀 촛불

등록일 2009년04월04일 14시19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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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4-04
 

 

  ○ 이름 : 김석중(27기)

  ○ 활동분야 : 컴퓨터

  ○ 활동기관 : 국립 레온 농대(Leon National College of Agriculture)

 

 

누구에게나 6월은 한 해의 절반을 보내며 지난 반년을 뒤돌아 보고 남은 반년을 위해 다시 도약하는 그런 달이 아닐까 싶다. 필리핀에서 처음 맞았던 지난 2008년 6월 역시 이런저런 생각들과 고민들로 인해 정신이 없이 보냈던 달로 기억되지만 무엇보다도 우울하고 슬펐던 대한민국의 소식들 특히, 컨테이너 장벽, 촛불시위 등은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고국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든 한국인에게 안타까운 심정이었을 것이다.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은 모두 같겠지만 해외에 있어보니 그 마음이 더해지는 것 같다.

 

여하튼, 그렇게 우울한 날을 보내고 있던 중 6월21일의 잊지 못할 길고도 짧았던 그 며칠의 기억이 아직도 나를 아찔하게 만든다.

 

당시의 상황은 이러했다. 이른 아침부터 계속되는 빗소리에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근처 시장에 들려 장을 보고 심상치 않은 빗줄기를 보며 조금 걱정하긴 했지만 여느 때와 같이 곧 비가 그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강풍과 함께 빗줄기는 더욱 세져만 갔고 결국엔 일로일로지역에 공식적인 사망자수만 200명 이상을 기록한(비공식 사망자수는 몇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악몽과도 같은 참사로 기억되고 말았다. 지나가는 소나기인줄 알았던 그 비는 태풍 ‘Fengshen’의 영향으로 인한 폭우였고 평소에도 일로일로의 많은 지역은 배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비가 많이 올 때 마다 도로가 종종 물에 잠겨 있는걸 볼 수 있었는데 그날의 많은 강수와 이에 따른 하천붕괴 등의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저지대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최악의 태풍피해를 만들고야 말았다.

 

뒤돌아 보면 그 시간 힘들기도 했고 ‘여기서 왜 이런 고생을 하나’하며 필리핀에 온 것을 후회하기도 했지만 집을 통째로 잃거나 목숨을 잃어버린 사람들 속에서 내가 힘들다고 불만한 것조차 사치로 느껴졌다. 다행히도 내가 살았던 지역은 침수지역이 아니라서 단전, 단수 외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까지도 수도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많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필자는 태풍 이후 단수상황이 해결되지 않아 인근지역으로 현재 이사한 상태)

어느덧 태풍 이후 8개월 가량의 시간이 흘렀다. 모든 일이 그렇듯 지금 생각해 보면 웃으며 추억할 수 도 있겠지만 18개월 가량의 봉사단 생활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아니 사고가 아니었나 싶다. 아직도 일부 지역은 당시의 피해가 복구되지 않아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걸 쉽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루속히 이 상황이 해결되기 바라며 일로일로 지역과 필리핀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지길 바라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당시 폭우가 시작된 뒤 얼마 뒤 단전, 단수 상태였을 때, 열흘 가량을 전기와 물 없이 생활을 해야만 했다. 낮에는 그래도 지낼 만 했지만 밤에는 촛불 밑에서 책을 읽거나 짧은 생각에 잠기는 일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저녁시간이면 PC을 켜고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서핑을 하는 등의 일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어쩌면 촛불과 함께한 며칠은 나 자신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안겨주었다. 촛불을 바라보고 있자니 자꾸만 우리나라의 촛불시위가 떠올랐다. 목적이야 틀렸지만 그 작은 불씨가 주위의 환경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은 촛불만이 간직한 작은 힘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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