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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규 컬럼] 마욘 화산

등록일 2009년02월06일 12시32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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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9-02-06
 

마욘 화산

 

출장을 다니다 보면 부지런함을 떨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무료하게 항공기를 기다리며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때도 있다.

이번 출장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6시에 비행기를 타는 부지런함을 떨어야 하는 출장길이다.

아침 7시경 알바이(Albay)지역 레가스피 공항에 내려서 다시 조그만 배를 타고 섬으로 3시간을 항해하여야만 출장지에 도착할 수가 있다.

파도가 심하여 조그만 방카 보트로의 여행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배멀미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여 몸을 가눌 수가 없을 정도다.

 

섬에 도착헤 회사의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광산 현장을 둘러보고 광산물을 처리하는 공장 시설을 돌아보니 어느덧 저녁식사 시간이다.

피곤한 몸을 눕히고 잠을 청하니 밤새도록 빗소리가 심하다. 빗소리가 그치자 다시 개구리, 맹꽁이 울음소리가 잠을 거스린다. 낯 설은 잠자리가 편하지 않다. 밤새 잠을 설친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4시 반에 출발하는 방카 보트를 탔다.

다행히 파도가 심하지 않으니 심신이 한결 편안하다.

아침 7시가 조금 지나 레가스피시에 도착했으나, 마닐라로 향하는 항공기 출발 시간은 오후 2시40분이다. 7시간의 긴 여유 시간이 있다.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한 후 마욘 화산을 보기로 한다.

배를 타고 오가는 중에 레가스피 시내에서 먼발치로 마욘 화산의 위용을 보았으나 조금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함이다.

 

시내에서 10여분을 차를 타고 가니 2006년 11월30일에 있었던 참사의 흔적이 보인다.

태풍 ‘레밍’을 지나치며 폭우로 인해 화산재가 빗물에 씻기어 마을을 덮친 것이다.

주민 2000여명이 매몰된 그 곳이다. 잠시 눈을 감고 이들의 명복을 빈다. 살아남은 자들은 살아야 한다.

그 매몰된 흙더미 위에 집들을 새로 짓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매몰 지역에서 가까운 곳에 Cagsaua 교회의 폐허지가 있다.

1814년 2월1일 마욘 화산의 폭발로 붉은 용암이 흘러 내리기 시작하자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떨며 교회로 대피했다고 한다.

1,200여명이 이곳으로 대피했으나 불행히도 붉은 용암은 이곳을 순식간에 덮쳐버렸다.

많은 사람이 희생된 이 교회는 종탑과 창문 일부만 남겨둔 채 사라졌다.

함께 동행한 직원에게 "마욘은 저주의 화산인가?""이 곳 이 땅은 저주의 땅인가?" 물었으나 아무 답이 없다.

 

가까이 당당하게 솟아있는 마욘 화산이 저주스럽다.

배를 타고 오면서 본 마욘 화산은 수줍은 듯 구름으로 가리워진 모습을 보여 주었으나 가까이서 본 마욘 화산은 너무도 당당하게 웅장한 전체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수증기를 정상에서 뽑아내는 모습이 오만해 보인다.

중간중간 최근에 흘러내린 용암의 흔적이 위에서 아래로 검은 띠를 내리우고 있다.

 2,463m의 높이의 화산분출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원뿔형 화산이다.

최근의 대폭발은 2006년에 있었고, 지난 400여년간 47회의 대폭발을 기록하고 있다.

수줍은 듯 구름 속으로 감추었던 모습을 잠시 보여주고 구름 띠로 서서히 모습을 숨기는 오만한

마욘을 몇 장의 사진으로 남긴다.

 

공항으로 가기에는 아직도 여유로운 시간이다.

패스트프드점에 들러 Halo-Halo와 Siopao 하나로 점심을 간단히 때우고 천천히 공항으로 가는 길, 그 오만하게 당당히 솟아있는 마욘의 모습이 아직도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다만 마욘이 조용히 잠들어주기를 기도하며 마닐라로 향한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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