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0여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을 외국에서 살고 있어도 언제나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어느 곳에서나 당 당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인 빈곤에서 벗어난 이후부터 점차 외국 여행을 하는 한국인들의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서 발생되는 문제점들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이곳 필리핀 현지에서 발행되는 유력한 일간지인 ‘Philippine Daily Inquirer’(2007.10.16일자)지는 바기오(Baguio)시가 벌이고 있는 한국인을 향한 캠페인 기사를 신문의 톱기사로 실은 적이 있다.
한국인을 향해 "Love Baguio or leave Baguio" 라고 외치는 캠페인이다.
"바기오시를 사랑하든지 그렇지 않으려거든 떠나라"는 경고다.
현지 케이블 방송을 통해서도 한국인을 향해 부끄럽게도 이와 같은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Visitors who won't follow even the simplest traffic rules,"
수치스럽게도 우리 한국인이 "단순한 교통 법규조차 지키지 않는 방문자"로 표현되고 있다.
종종 현지 신문들에 올라오는 한국인에 대한 추악한 뉴스는 정말로 필리핀에 살고 있는 교민들이 낯을 들고 다닐 수조차 없을 정도다.
노상 방뇨, 술에 만취되어 부리는 난동, 길거리 여자들과의 추잡한 거래, 술집 종업원과의 문제들, 그리고 골프장에서의 매너 없는 행동 등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요즘에는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원정까지 와서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을 필리핀으로 유인한 후에 납치해 돈을 빼앗는 범죄까지도 일어나고 있으니 한국인의 이미지가 점점 흐려지고 있다.
8년째 필리핀에서 살고 있지만 나는 아직 필리핀 사람들끼리 욕설을 퍼부으며 멱살 잡고 싸우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했으며, 그들이 길거리에서 술에 취해 비틀대는 모습도 아직 본 적이 없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와 공장에 적지 않은 수의 필리핀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직원들간에 큰 소리를 내며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들이 남과 원수가 지면 끝을 보는 무서운 성격이라고는 하지만 대체로 필리핀 국민성이 낙천적이라서 성격이 명랑하며 서로간에 무난하게 잘 지내는 편이라 할 수 있다.
2009년도를 맞이하며 한인총연합회는 올해의 슬로건을 "Love philippines, Love Korea!!!"로 정했다.
필리핀에 체류하는 우리 모두는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존심을 지키며 이 나라와 국민을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지키라"고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새해를 시작하며 올 한해 필리핀에 체류하고 있는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라는 생각을 하며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사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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