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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근의 시사칼럼] 오랜만에 의회정치의 장을 보여준 하원

등록일 2008년09월29일 16시53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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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일자: 2008-09-29
 

 

지난주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의회 정치가 필리핀에서 생동감있게 전개되고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14년 만에 하원 본회의까지 상정돼 올라온 '모성의 건강과 인구관리를 위한 법'(일명 인구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99명의 공동 발의 의원들과 이를 저지시키려는 의원들과의 찬반 토론이 수일간 생중계됐기 때문이다.

 

예측 못한 임신을 예방해 연간 2%씩 증가하는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정부가 인공 피임약과 인공 시술을 보급, 권장토록 하는 취지의 법안을 둘러싼 논쟁은 뜨거웠다. 법안지지 위원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법 이전에 상식 차원에서 행해지는 인공 피임이 필리핀에서는 타부시되고 쉬쉬하면서 행해지는 현실은 시대착오적인 현상이므로, 이를 시정하기 위해 정부는 공립학교 성교육이나 보건소등을 통해 홍보 권장해야 하며, 특히 빈곤층의 출산율이 높은 것은 성에 대한 무지와 피임 비용이 없는 것이므로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관리는 가장 적극적인 경제 성장 정책로 간주돼야 할 당면 과제라는 입장이다.

 

반대 의원들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서 교리에 역행하는 인공 피임을 정부가 가톨릭 국민 대부분이 내는 세금으로써 지원하는 것은 부당하며, 이를 위한 성교육과 홍보는 성의 문란을 가져오고 가정의 평화를 깨트릴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법안 지지의원들은 공동 서명의원이 103명으로 늘어났고 이외 찬성의원이 20명에 달해 하원 재석 236석의 과반수인 118석을 넘어 법안 통과는 무난할 것이라고 자신을 보이고 있으며, 가톨릭을 등에 업은 90여명의 반대의원들은 지지 의사를 철회하는 의원들이 늘고 있다면서 법안 저지를 낙관하고 있다.

 

지지의원 낙선운동, 교회 파문 불사 등 공개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가톨릭교단의 당부로 아로요 대통령 자신도 인공 피임에는 반대한다는 소극적인 입장 표명을 하긴 했지만, 작년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의 90%가 지지하는 것으로 밝혀진 이 법안을 둘러 싼 공방은 연말께나 가야 승부가 날 전망이다.

 

정부 평화협상 재개로 방침 선회

라마단 기간중인 24일에도 정부군이 마귀다나오에서 반군 12명을 사살했다고 보도되는 등 남부 민다나오에서는 정부군과 '모로이슬람 해방전선'(MILF) 반군과의 소규모 교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로요 대통령이 지난 달 발표한 정부 정책의 변화를 시사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세계 이슬람 콜 소사이어티' 초대석상과 23일 유엔 총회 연설석상에서 아로요 대통령은 잇달아 민다나오에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 평화협상을 곧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정부는 8월말 평화협상단을 해체하면서 모로전선측이 양민 학살을 주도한 반군 예하부대장 브라보와 카토의 신병을 인도하고 유엔의 평화회담 기준인 군비축소, 비무장, 사회복귀(DDR)를 해야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모로측이 이에 응할 리 없는 상황에서 이같은 정부측의 주문은 전면전으로 가기 위한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협상중재국인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회교권과 유럽 연합 등의 우려가 전달되면서 아로요 대통령이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것이다.

 

정부는 기존의 협상 전제 조건을 포기하고 협상에 임하되, 해당 지역단체와 주민, 종교 지도자를 포용하는 협상을 벌이기 위해 협상대표단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양자협상 틀에 이해관계집단의 의사를 반영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모든 이해관계자를 당사자로 하는 다자간 협상을 제안할지는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내달 초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남부 민다나오에 병력을 증강한 것에 대해서도 이는 확전의 의지가 아니라 반군 범죄자를 체포하겠다는 치안상의 의지로 보아달라고 강조했다.

라마단기간이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되고 결국 평화협상의 새 틀이 마련된 것은 잘된 일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차이

중국 최대의 국영 분유회사를 포함한 10여개사가 제조한 중국산 분유에 멜라민 성분이 함유돼 유아들의 신장을 훼손하고 혈행 장애를 유발해 이로 인한 사망과 질병 사례들이 보도된 지난 2주간의 파장은 세계적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에 대한 불신으로 번져가고 있다. 필리핀도 예외는 아니여서 보건부가 시중에 유통되는 중국산 분유 판매와 수입을 금지하고 '전수조사'와 유아 신장병 사례 조사에 들어가면서 다른 중국산 제품의 수입도 제한해야 된다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의 기반이 약해 시판 공산품의 수입 의존도가 큰 필리핀에서 물량면에서 압도적인 저가 중국제품을 현실적으로 외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중국산에 대한 불신 풍조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주부들과 시민단체들은 보건당국이 중국산 분유의 수입 유통 현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분유가 제조과정에서 첨가되는 제빵, 제과, 빙과 제품도 안심할 수 없다는 식의 주의보만 발령하고 있다고 항의에 나서고 있다.

 

이번 중국산 분유 사태를 계기로 가전제품, 컴퓨터, 핸드폰은 물론 중장비, 조선, 첨단제품에 이르기까지 이제 다방면에서 인정받고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불과 20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시장에서 싸구려 취급을 받았던 것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금석지감'이 있다.

 

혹자는 88 올림픽을 전환점으로 해서 세계인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이 주원인이라고 얘기하지만, 그 보다는 한국업체들의 품질개선을 위해 기울였던 오랜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보아온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제는 필리핀 내 유명 쇼핑몰의 가전 매장에서도 삼성과 엘지 브랜드가 최고가품인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하다못해 한국에서는 폐품 처리돼 '자루떼기'로 팔리는 의류, 신발류, 봉제 완구, 액세서리 등 잡화들이 한단계 중개업자를 거치면 버젓하게 한국산 신품 대접을 받고 있다.

일명 오까이(중고)로 불리는 한국 잡화점이 '한류'붐에 편승해 필리핀의 지방에서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신라면, 김치를 애호하는 현지인들도 늘어가 영어로 '짬뽕면'이라고 표기된 현지업체의 면류 제품이 생겨났고, 한인 고객들보다 현지인 고객들이 더 많아졌다는 한국 식품점이 늘어나면서 초코파이나 메론바, 수박바 같은 국산 빙과류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하다 못해 필리핀 건축 현장에 페어글라스, 하이샷시, 강화 마루등 한국 스타일을 가미한 '한국형 콘도'까지 등장해 현지인들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

김정훈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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